연말 랠리 대비 ‘숨 고르기’…3000선 초중반 박스권 전망
배당·방산·조선 등 구조적 성장 업종에 투자 전략 집중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불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두 달 가까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코스피가 9월을 맞는다. 계절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는 ‘9월 효과’에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증권가의 경계심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 랠리를 앞둔 조정 국면으로 해석하며 전략적인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9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대체로 3000선 초중반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키움증권은 2980~3350, 신한투자증권은 3100~3400, SK증권과 KB증권은 각각 3050~3350, 3050~3370 구간을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상승 탄력 둔화를 경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과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기업 실적의 가시성도 낮다”며 “한국과 미국 모두 9월에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신한투자증권은 상승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피는 9월 중 역사적 전고점인 3316.1포인트 돌파를 재시도할 것”이라며 “AI 기술 혁신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3188~3302선에 형성된 매물벽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증권은 당분간 박스권 등락을 전망했다. 강대승 연구원은 “미국 경기 둔화와 관세 부담으로 기업 실적 성장 기대가 낮아진 상황에서 기존 주도주의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이럴 때는 배당을 통한 수익률 보강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KT·미스토홀딩스·POSCO홀딩스 등 배당이 기대되지만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은 소폭의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불확실성이 많지만, 4분기부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방산·조선·엔터·레저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금융억압’ 기조와 정부 지출 확대가 특정 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희토류·반도체 등 전략 산업과 함께, 미국 국방부 산하 DARPA의 FY2026 예산에서 성장성이 부각된 우주·방산·사이버보안·양자기술·바이오 등을 중장기 성장 업종으로 꼽았다.
증권가 전반의 전망을 종합하면, 9월 코스피는 박스권 속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가되, 연말 랠리를 앞둔 조정 국면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배당주로 방어력을 높이고, 방산·조선 등 정책 및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가진 업종에 주목할 것을 한목소리로 조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