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딩크족↑… 반려동물 민원도 증가
"반려인·비반려인, 공존 가능한 환경 조성"

아파트 단지내 조성된 반려동물 전용놀이터 모습. 사진=한화 건설부문
아파트 단지내 조성된 반려동물 전용놀이터 모습. 사진=한화 건설부문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1인 가구와 딩크족의 확산으로 반려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소음·위생 문제 등으로 입주민 갈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반려동물 특화 설계‘를 적용한 아파트를 선보여 관심이 쏠린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발간한 ‘2025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국내 1인 가구가 1012만2587가구를 기록해 처음 1000만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의 42%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해 2인 가구인 ‘딩크족’도 600만5284가구로 늘었다.

이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내 가구의 28.6%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에 ‘반려동물 특화 설계‘ 바람이 불고 있다.

반면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불거졌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반려동물 관련 민원은 3만6813건에 달했다. 민원 유형으로는 목줄 미착용, 배설물 방치, 짖음 소음, 출입 제한 위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6월 반려동물 관련 민원(5149건)은 1년 전 같은 달(1202건)에 비해 4.5배나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월평균 민원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폭증하자 권익위는 ‘민원주의보’까지 발령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건설사들은 입주민 갈등을 줄이고 ‘펫팸족‘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특화 설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단순히 반려동물을 위한 놀이터를 넘어서 목욕 시설, 맞춤 세면대 등을 단지 내에 마련하고 돌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경기 의정부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 단지 내에 반려동물 맞춤 공간인 'H 위드펫'을 마련한다. 총 1816가구 규모로 전용 59·84㎡, 67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곳에는 반려견 맞춤 목욕 공간과 드라이 시설 등이 갖춰진다. 일부 재건축 단지에는 특허 출원 중인 ‘H-클린현관’을 적용해 반려동물 산책 후 세척과 물품 보관이 가능케 했다.

대우건설은 역시 경기 의왕 ‘의왕역 푸르지오라포레', 시흥 'MTV푸르지오디오션' 단지에 펫 특화 시설을 적용했다. 단지 내 산책로와 놀이 공간을 통해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충남 천안 ‘포레나 천안두정’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했다. 이달 분양 예정인 울산 남구 ‘한화포레나 울산무거’는 전용면적 84~166㎡ 총 816가구로 경사로와 장애물이 마련된 펫파크와 반려동물 전용 세면대를 도입했다.

반려동물 전용 세면대는 유상 옵션으로 제공하며 전용 샤워핸들, 논슬립 패드, 털 거름망 등을 갖췄다. 단지 내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배치해 지상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도 대전 중구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에 펫 특화 조경과 ‘하늘채 펫짐’을 도입했다. 또 자체 개발한 홈IoT 플랫폼 ‘스마트 하늘채 IoK‘를 활용해 돌봄 서비스 ‘와요(WAYO)’를 제공한다. 전용면적 84~119㎡, 총 998가구 규모로 반려동물 전용 유치원과 호텔이 들어서며 미용 등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특화 설계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입주민과의 갈등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민원의 상당수가 관리 소홀과 생활 불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특화 설계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동주택에서의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수단으로 주목된다”며 ”입주민 모두의 불편을 줄이고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이 일상이 된 만큼, 반려동물 특화 설계는 앞으로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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