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관광객 수요 겨냥 매장 재단장
인도 K뷰티 시장, 2030년 15억달러 전망
코스맥스·아모레퍼시픽, 인도 사업 속도
14억 인구 수요 기대… "맞춤 전략 중요"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에 있는 롯데마트 발리점 소매 공간 전경. 사진=롯데마트·슈퍼 제공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에 있는 롯데마트 발리점 소매 공간 전경. 사진=롯데마트·슈퍼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유통업계가 인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K푸드를 내세우는 편의점부터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K뷰티까지 인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2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에 위치한 발리점을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교통 거점에 위치해 도매점으로 운영했으나 관광객 수요가 공존하는 만큼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6612㎡ 규모 도매 매장을 1653㎡으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에 K-푸드와 신선식품 중심 전문 매장으로 구성했다. 소매점은 매장 면적의 90%를 먹거리로 채웠다. 도매 공간은 판매량 상위 상품 위주로 압축하는 동시에 전문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한다.

김태훈 롯데마트·슈퍼 인도네시아법인장은 “발리는 다양한 고객층이 공존하는 국제 관광지로, 도매와 소매를 결합한 혁신 모델을 적용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 인도 1호점인 BHS점을 오픈했다. 12층 규모의 솔리테어 비즈니스 허브 내 1, 2층 복층 형태로 들어섰다. 1층 182㎡, 2층 82㎡를 합쳐서 총 264㎡다.

1층은 내부 24석, 외부 32석의 취식 공간을 비롯해 스낵과 가공식품 등의 한국 편의점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2층은 국내 셀프 포토부스 업체인 아르고의 ‘인스포토’와 협업해 젊은 인도 고객이 K-포토부스를 경험하도록 했다.

최진일 이마트24 대표는 “인도의 14억 인구와 젊은층을 겨냥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도의 높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을 통해 K-편의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맥스가 인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코스맥스 제공
코스맥스가 인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코스맥스 제공

K뷰티도 인도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식약처는 인도 K뷰티 시장이 지난해 약 4억달러(5500억원)에서 2030년 15억달러(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코스맥스는 연내 뭄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50여개 확보 고객사를 기반으로 K-뷰티 개발을 본격화한다. 코스맥스는 현재 중국과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해외 진출국은 10개국에 이른다. 인도 법인은 설립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향후 중동 사무소도 검토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인도 법인 설립을 계기로 현지 고객사는 물론 인도에 진출하려는 K뷰티 브랜드도 사로잡을 것”이라며 “추후 고객사 현황에 따라 현지 생산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인도에 진출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구축했고, 올해는 유통망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대규모 ‘K-뷰티 프로모션’을 열어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지난 11일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사회·환경 임팩트 펀드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5년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사회·환경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임팩트 펀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청년과 함께하는 CSR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에서 쌓아온 임팩트 투자 경험을 기반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사회·환경 분야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인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14억 인구의 수요다. 인도는 인구 절반 가까이 Z세대로 구성돼 젊은 대륙으로도 불리는 만큼 급성장하는 K콘텐츠의 소비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단일 국가 내에서도 지역별로 소비 문화가 크게 다른 만큼, 현지 파트너십과 맞춤형 전략이 중요하다"며 "한국 유통기업들이 가진 기획력과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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