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00~4.25%…9개월 만에 첫 인하
트럼프 압박에도 '빅 컷' 불발…FOMC 내 의견 갈려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韓·美 금리차 1.75%p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첫 인하로, 경기 둔화 우려와 고용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인하 이후 5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오다 9개월 만에 방향을 바꾼 것이다.
FOMC는 발표문에서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은 완화됐고 고용은 둔화하며 실업률은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 ‘빅 컷’(0.50%포인트 이상 인하)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날 취임한 트럼프 행정부 출신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가 0.50%포인트 인하에 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위원 다수는 0.25%포인트 인하에 표를 모았다. 이로써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만장일치 결정은 무산됐다.
연준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19명 중 12명이 올해 안에 인하를 예상했고 이 중 9명은 두 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도 3.6%로 제시돼 0.25%포인트씩 두 번 더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관세 정책 등 상품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며 “큰 폭의 인하는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노동 공급이 줄고 수요도 둔화하며 일종의 ‘이상한 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미 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상향 조정했으며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전망치는 6월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