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호반·현대건설, 스타트업 협업으로 현장혁신 실험 박차
시공 중심 구조 벗고 '플랫폼 생태계' 전환… 지속가능 성장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한때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로 불리던 건설업계에 최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바람이 거세다. 대형 건설사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해 인공지능(AI)·로봇·에너지 효율 등 첨단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며 산업의 ‘느림보’ 이미지를 지워가고 있다.
GS건설은 22일 현장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품질 등 다양한 현장 난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혁신 아이디어 허브’ 플랫폼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외부 스타트업과 내부 직원의 아이디어를 각각 제안받는 이중 창구로, 제안된 기술은 실무 부서 평가를 거쳐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받는다.
우수 제안으로 선정된 기업은 GS건설의 지원 아래 현장 실증과 상용화 기회를 얻는다. GS건설은 이를 통해 ‘안전사고 제로(Zero)’를 목표로 삼고, 품질 혁신, 원가 절감, 신기술 발굴 등으로 혁신 범위를 확대해 안전 중심의 통합형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5 현대건설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를 열고 스마트건설·미래주택·친환경·디지털 전환 분야의 스타트업 19곳과 협업 성과를 공유했다. 다음 날인 18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2025 창업도약패키지 데모데이’를 열어 창업진흥원과 함께 선발한 17개 스타트업의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과 창업지원사업으로 100여개 스타트업을 발굴했으며 기술 검증(PoC), 공동 연구개발, 신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호반건설은 2020년 ‘오픈이노베이션팀’을 신설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강화해왔다. 올해까지 총 7회째를 맞이한 ‘혁신기술공모전’를 매년 개최해 총 48개 혁신 스타트업과 협력 관계를 맺었으며, 기술 실증(PoC)과 투자까지 연계하는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공모전은 ‘2025 호반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와 연계돼 스타트업 발굴에서 실증, 투자, 인수합병(M&A)까지 이어졌다. 인공지능(AI) 기반 하자관리 플랫폼 ‘채들’, 외벽도장로봇 ‘롤롯(Rollot)’, AI 챗봇, 스마트 윈도우 필름 등을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 기술 실험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한다. 건설사들이 과거의 도급형 구조에서 벗어나,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협업형 산업 생태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 구조가 정착되면, 기술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