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전쟁 이어 생굴까지… '10원 단위' 정면승부
양식 계약·품질 개선, 공급 안정 속 마케팅 총력전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대형마트들이 지난 8월 ‘꽃게 전쟁’에 이어 이번에는 겨울 제철 수산물인 ‘생굴’을 두고 다시 한번 초저가 가격 전쟁에 나섰다.
품질 개선과 출하량 증가로 공급 여건이 양호해진 가운데 소비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를 맞아 유통업계가 생굴을 앞세운 마케팅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생굴은 단기간 집중 판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겨울 제철 신선식품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할수록 고객 유입 효과도 커지는 구조다.
먼저 롯데마트는 오는 29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생굴(100g)을 1990원에 판매한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2290원에서 300원을 인하한 금액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양식 어가와 사전 계약을 맺어 총 50톤의 생굴 물량을 확보했으며 신속한 가격 조정으로 경쟁사에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행사 카드 사용 및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생굴 250g을 4990원, 1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1996원에 제공한다. 홈플러스는 생굴 200g을 3990원, 100g당 1995원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
이로써 대형마트 3사는 모두 100g당 1990원대 초반에서 사실상 같은 가격대의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경쟁은 생굴 자체에서의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인기 제철 수산물을 ‘미끼 상품’으로 내세워 고객 방문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초저가 경쟁은 올 들어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삼겹살, 7월에는 치킨과 생닭, 8월에는 꽃게 등을 둘러싼 ‘가격 대전’이 벌어졌다.
특히 꽃게의 경우 하루 만에 10원 단위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초단가 전쟁’ 양상까지 펼쳐졌고 쿠팡까지 참전하면서 4파전으로 확전되기도 했다.
생굴은 매년 10월 초 생산을 시작해 11월부터는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대표적인 겨울 제철 수산물이다. 대형마트업계는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굴을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양규 롯데마트·슈퍼 수산팀MD(상품기획자)는 “올해 남해안에서 키운 굴을 매장에서 빠르게 만나볼 수 있도록 초매식 기간에 맞춰 생굴 운영을 준비했다”며 “2000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만큼 겨울 제철 먹거리인 생굴을 부담없이 즐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