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건축물 수막새 비유 공급망 협력 강조
"'AI 비전'이 뉴노멀...'AI 이니셔티브' 제안"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한민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에 나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는 시대에 ‘협력과 상생의 회복’을 주창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며 생존이 시급해진 시대일수록 협력과 포용의 가치는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며 “이런 위기일수록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며 경주 목조건축물에 사용된 ‘수막새’를 비유로 들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수막새는 서로 다른 기왓조각이 단단히 맞물려 비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는 지붕을 완성한다”며 “인적·물적·제도적 연결이 바로 APEC의 성장을 떠받칠 지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의 비전이 뉴노멀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은 이를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를 새로운 성장축이자 포용적 기술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또 경주가 천년왕국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라는 패권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 개방과 교류를 멈추지 않았다.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통합의 새 시대를 열었다”며 “날마다 새롭게 사방을 아우른 신라의 정신은 APEC 정상회의 주제인 ‘연결·혁신·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적 상징도 꺼냈다. 최근 세계적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K팝 데몬 헌터스)을 거론하면서 “작품 속 아이돌과 팬들은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魂門)’을 완성하기 위해 강력히 연대한다”며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겨울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사실이기도 하다”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한민국의 역사가 APEC 회원국들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4개 대륙 21개 경제권이 연결된 APEC을 ‘모두를 위한 무대’로 만들어 달라”며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산업화를 이루고 역사의 굴곡마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의 여정이 여러분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 믿는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연설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총수들이 앞줄에 자리해 대통령의 발언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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