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이재명, 외교·경제 '빅매치' 예고
한미는 관세·한중은 복원·한일은 미래 협력 핵심
"정상·기업·기술 한자리" 韓 외교 새 분기점 될 듯

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지난 27일 본격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 개막식 연설을 시작으로 외교 ‘슈퍼위크’의 막을 연다. 사진=연합뉴스 
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지난 27일 본격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 개막식 연설을 시작으로 외교 ‘슈퍼위크’의 막을 연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경주가 세계의 중심이 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시작됨에 따라 자유무역과 기술동맹, 글로벌 공급망의 새 질서를 둘러싼 외교전이 숨 가쁘게 전개 될 것으로 예고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 개막식 연설을 시작으로 외교 ‘슈퍼위크’의 막을 올린다. 

이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11월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이번 경주 회담들은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한미 간 ‘관세 후속 협상’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양국이 추진 중인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기술 협력과 안보 패키지 논의가 핵심이다. 

미국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공정무역 재조정’을 내새워 한국의 반도체·인공지능(AI)산업을 전략 동맹축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오는 3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희토류·대두·핵 군축을 포함한 ‘패키지 딜’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이 경주에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방한은 경색된 한중 관계의 복원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양국은 AI 협력체계와 인구구조 대응 연구플랫폼 구축 등 경제·기술 분야 공조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정부는 ‘전략적 소통 복원’을 외교 목표로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도 조율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은 한일 간 미래산업 협력과 청년 교류, 공급망 안정화를 중심 의제로 삼고 있다. 양국은 과거사 문제의 감정적 대립보다는 실질 협력으로 전환하는 ‘뉴 챕터(New Chapter)’ 선언을 검토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경제 외교 무대인 APEC CEO 서밋은 이번 외교전의 또 다른 축이다. 세계 21개국 1700여명의 글로벌 CEO가 경주에 모였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의장을 맡고 이재용(삼성전자)·정의선(현대차)·구광모(LG)·신동빈(롯데)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했다. 

특히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31일 기조연설을 통해 AI·디지털 트윈·자율주행 혁신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삼성전자·SK그룹과 차세대 반도체 협력 논의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미·미중 회담 결과가 곧바로 기업 협력의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APEC은 ‘정상외교-기업외교-기술동맹’이 한무대에서 맞물리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주 APEC은 정치·경제·산업이 교차하는 중심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AI와 공급망, 자유무역과 안보가 동시에 논의되는 무대에서 한국은 조정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외교 위상을 시험받게 된다.

‘외교 슈퍼위크’가 한국을 새로운 중추국가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경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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