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서 기조 연설
미 조선소 인수·지분 참여 검토… 차세대 함대 건조 적극 동참
AI·무인함정·SMR까지… 첨단 기술 결합한 조선 패러다임 제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해답… 산업 간 협력으로 지속가능 미래 모색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미국의 해양 산업 부흥 움직임에 발맞춰 “HD현대가 미국 해양 르네상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준비된 조선 파트너로서 미국의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27일 정 회장은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HD현대는 현재 미국 조선소 지분 참여와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며 현지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HD현대는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뉴질랜드, 페루 등 전 세계 해군에 100척 이상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해왔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양국의 안보와 발전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회장은 “미국 조선소 인수를 포함해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 중이며 미국 측에서도 HD현대를 가장 준비된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울산조선소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그룹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 좋은 기회를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구성원 모두가 한뜻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HD현대의 미래 전략으로 인공지능(AI), 탈탄소, 제조 혁신을 꼽았다. 그는 “AI 방산기업 안두릴과 협력해 차세대 무인 함정을 개발 중이며 양사의 기술이 결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는 이미 3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 선박의 태평양 횡단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탈탄소와 관련해선 “친환경 선박은 더 이상 미래 세대의 과제가 아니라 기업 수익성에 직결된 당면 과제”라며 “AI 기반 운항 최적화, 자율운항, 초고효율 설계, 전기추진, 연료전지, 암모니아 연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선박의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 혁신과 관련해서는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해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자율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조선 현장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은 끝으로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서는 협력이야말로 혁신의 핵심”이라며 “이번 포럼이 글로벌 혁신 동맹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퓨처 테크 포럼’은 글로벌 기업과 정부, 학계가 산업의 현황과 미래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HD현대는 이날 첫 번째 세션의 기조 연설 기업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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