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투명성·사업 전문성 강화
바이오시밀러·신약 R&D 분리해 밸류체인 재편
이해상충 해소로 수주 경쟁력↑⋯합산가치 재평가 기대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인적분할을 완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신약 R&D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사업 전문성이 동시에 강화된 만큼 글로벌 경쟁력 확대 및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를 통해 투자 및 자회사 사업 관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기 위한 인적분할 절차 완료로 분할보고총회 갈음을 결의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에 발표한 인적분할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 기업은 5월 22일 인적분할 계획 공시 이후 ▲8월 증권신고서 제출 ▲9월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10월 17일 임시주주총회 결의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분할을 위해 21일까지 일시 거래정지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으로 분할돼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 예정이다.
해당 분할을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부 고객사가 제기해온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방화벽(firewall)을 운영해왔으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고객사와 경쟁하는 것에 따른 우려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이 기업은 앞으로 ‘생산 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의 3대 성장 축을 전략으로 CDMO 역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완성해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 ‘초격차‘를 유지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오가노이드를 포함한 모달리티 다각화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현재 글로벌 톱20 빅파마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한 글로벌 톱40 고객사 확대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각 자회사별로 최적의 사업 전략을 수립해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고령화 및 만성질환 환자 증가 등의 글로벌 추세와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20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제품 및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설 자회사는 다양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대상으로 한 차세대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확장성이 높은 요소 기술을 플랫폼화하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는 바이오텍(Biotech) 모델을 기본 사업 형태로 갖출 예정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관련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승민 미래에셋 연구원은 인적분할로 인한 이해상충 문제 해결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이후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여기에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신약·바이오시밀러 비즈니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3주간의 거래정지에 따른 거래 공백기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CDMO 산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모멘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감안할 때, 분할 이후 양사 합산가치 기준 기업 가치의 상승을 전망했다.
한편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연내 6공장 건설 시기를 결정하고 2027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BIO JAPAN에 참여해 미국 공장건설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