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4분기 한 자릿수 비율 감축 예고
美 기업 1~9월 일자리 95만개 감축
AI가 수백명 직무 대체...고용 재편 본격화

IBM이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IBM이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이 글로벌 고용시장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마존과 메타에 이어 IBM까지 거대 기술기업들이 연이어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하면서 ‘AI발(發) 해고’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IBM이 올해 4분기 소프트웨어 부문 집중을 위해 인력 조정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IBM은 이날 성명서에서 “우리는 정기적으로 인력을 검토해 재조정한다”며 “4분기에 우리는 전 세계 인력의 한 자릿수 비율에 영향을 미칠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IBM의 전체 임직원 수는 약 27만명으로 여기에서 1%만 줄어들더라도 약 2700명이 일자리를 잃게된다. 다만 IBM은 이번 결정이 생산성 향상과 사업 구조 단순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미국 내 전체 고용 수준은 연간 기준으로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AI 전환에 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최대 3만명 규모의 감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약 1만4000명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 대상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마케팅·법무·HR 부문 등 사무직이 중심이다.

메타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함과 동시에 인력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구글은 올해 AI 기반 서비스 확대를 이유로 일부 부서를 재배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존 개발·지원 부문의 인력을 줄이거나 AI 관련 부서로 배치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들이 AI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미국 고용시장 전반에도 감원 압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아웃플레이스먼트 기업 챌린저, 그레이앤크리스마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미국 기업들은 약 95만개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감원이 AI 기술 도입에 따른 구조적 고용 재편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AI가 반복적 업무와 관리직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면서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효율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이미 수백명의 직무를 대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흐름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AI 기술이 의사결정과 데이터 분석 영역까지 확산되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전통적인 관리 중심 인력에서 AI 활용 능력과 기술 이해도를 갖춘 인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직무 전환과 재교육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노동시장 내 격차가 한층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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