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SOFC 양산 중… 글로벌 수주에 달린 내년
정책에 발목잡힌 '기술 개발'… 정부 '촉진자' 역할 필요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국내에서 양산되는 연료전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 인프라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두산퓨얼셀이 국내·외에서 연료전지 시장 공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정책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KHFCIA),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SK에코플랜트, 효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솔루션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10일 체결했다. 두산퓨얼셀과 SK에코플랜트는 ▲수소연료전지와 가스엔진의 공급·운영 ▲수소연료전지 폐열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냉방부하 저감 설비 도입 지원 등을 맡았다.
이승준 두산퓨얼셀 상무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전력공급 방안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며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솔루션의 조기 사업화를 위해 참여기업들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7월부터 전북 공장에서 영국 세레스파워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양산을 시작했고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건물용 전력, 선박용 보조전원 등을 공략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산퓨얼셀이 내년에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데이터센터향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 기업 블룸 에너지(Bloom Energy)가 추가 증설을 고려 중이고 수요가 우위인 상황"이라며 "두산퓨얼셀도 좋아진 업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필요한 것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향 수주"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건설 계획에 맞춰 발전시스템이 빠르게 설치돼야 하며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적 요소와 경제성이 모두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전승민 과학·기술·의학 콘텐츠전문가의 글을 인용해 연료전지가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데이터센터 업계에서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SOFC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방식으로는 연료전지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이 있다. 연료전지가 다른 전력공급 방식과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에너지 수급의 다양성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대운 창원대 환경에너지공학전공 교수는 "원전은 사회적 비용, 수소는 경제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등 각각의 문제가 있고 에너지원별로 장단점이 명확하다"며 "한 축만 가지고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고 조화롭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 교수는 "기술적인 문제는 시간 싸움일 뿐이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남들보다 1년 빨리 기술 개발했는데 정책 규제 완화하느라 늦어지는 문제가 있어 속도감을 맞출 수 있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