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ESS·UPS 시장 공략
SK온, ESS 사업 확대와 SK엔무브 합병 통해 추격
업무 혁신 필수 요소 'AX'… 활용도·속도 증가가 관건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Chat GPT가 구현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Chat GPT
Chat GPT가 구현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Chat GPT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SK온도 ESS 사업 확대와 SK엔무브 합병을 통해 추격에 나섰다.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업무 전반을 AI로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ESS·UPS로 AI 데이터센터 등 공략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AI 전력 수요 확대로 미국 ESS 시장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양사는 ESS 생산력을 강화하고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동일한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내에 갖춘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지역 고객사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AI 적용 분야 확대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면서 전체 전력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인터배터리 유럽', 북미 재생에너지 전시회 'RE+'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ESS·UPS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UPS 배터리 시스템의 장점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고출력 성능을 기반으로 좁은 공간 설치 및 백업 전력 극대화 가능 ▲공장 사전 조립 상태 출하로 현장 설치 시간과 비용 절감 ▲외부 전원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전원공급장치(SMPS) 통합에 따른 안정성과 운용 효율 향상 등을 꼽았다. 

삼성SDI도 인터배터리 유럽과 RE+에 참가해 ▲UPS용 배터리 신제품 'U8A1' ▲AI 기술이 적용된 ESS 배터리 솔루션 '삼성 배터리 박스(SBB)' 1.7과 2.0을 소개했다. U8A1은 유럽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E 유럽 2025'에서 '에너지저장'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U8A1는 정전 등 비상 시에만 작동하는 UPS용 배터리와 달리 AI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U8A1은 미국 화재안전성 테스트(UL9540A)를 통과했고 고출력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미국 현지에서 제품 혁신성을 널리 알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SBB는 AI 기반의 사전 고장 진단, 수명 예측 알고리즘 등 삼성SDI의 ESS 설계 노하우가 집약됐다. 삼성SDI는 SBB 1.7과 SBB 2.0을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SK온은 지난달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에너지와 1GWh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 사업의 물꼬를 텄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는 "ESS 사업은 전기차(EV)에 이은 미래 핵심 성장동력"이라며 "고객 맞춤형 통합모듈 설계, 화재 조기진압 솔루션, 액침냉각 기술 등 주요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SK온은 액침냉각 기술과 SK온-SK엔무브 합병을 통해 차별화된 AI 데이터센터 시장 전략을 구사한다. 양사는 지난 1일 합병을 공식 완료했고 액침 냉각 플루이드 기술과 셀투팩(CTP) 기술을 통합한 패키지 솔루션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셀투팩은 모듈 없이 배터리 셀을 팩에 바로 연결해 ▲공정·부품을 단순화 ▲에너지 밀도 개선 ▲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기술이다.

SK온 관계자는 "액침 냉각 기술은 기존 공랭식·수랭식보다 온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ESS,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합병을 기점으로 배터리·플루이드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서 산업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액침냉각 설명 이미지. 사진=SK엔무브 홈페이지
액침냉각 설명 이미지. 사진=SK엔무브 홈페이지

◆배터리 3사, AX 확대로 전사 혁신

배터리 3사는 AI, 데이터센터 등 시장 공략에 힘쓰는 동시에 회사 내부로 눈을 돌려 인공지능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AI 활용이 기본값이 된 가운데 얼마나 잘 활용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혁신을 이루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설계, 지식 관리, 특허 자료 검색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가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했다"며 "특허 AI 챗봇이 외부에 공개된 모든 특허자료까지 검색 가능하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사내 특허 검색과 특허 정보 요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SDI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지난 4월에는 주요 글로벌 거점을 대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최적화된 차세대 MES 전환을 완료했다. MES는 제품, 공정, 설비 등 다양한 정보를 자동을 관리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용도에 맞게 가공해 유관 부서에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이다.

물류 시스템 고도화도 자재·제품을 보관하는 ASRS, 공정간 물류 반송을 자동화하는 AMR·OHT 시스템을 중심으로 추진됐고, 헝가리와 미주 공장 등 주요 생산 거점을 대상으로 도입 범위가 확대되는 중이다. 

SK온은 2028년까지 '배터리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 운영에 사용되는 내·외부 데이터에 기반해 제조·품질·영업·재무·전략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모든 데이터를 학습하고 SK온의 전부를 이해하는 지능형 AI 모델을 도입하는 작업이다.

김상진 SK온 부사장은 "AI를 활용하냐 활용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활용도를 얼마나 높이고 AI 주도의 기업 운영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냐의 문제"라며 "SK온은 AI를 활용한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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