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협력하며 그룹 AI 고도화 속도↑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첨단 생산 갖춰
계열사 AI에 역량 총집결… 유기적 협업 기대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GMMA)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한국 자동차 업계의 축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전통의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전사적 AI 혁신을 추진한다. 

그룹은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로보틱스, 커넥티드 서비스 등 보유 역량을 AI와 융합하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자사의 자동차를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진화시키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핵심 자회사는 AI 관련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엔비디아 전격 동맹…  AI 기반 확보

지난 6일 현대차그룹은 ‘E-포레스트(Forest) 테크 데이 2025’를 성료했다고 밝혔다. ‘E-포레스트’는 자동화, 정보화 제조 솔루션을 적용한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및 협력사가 총출동해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총망라했다.

특히 올해는 AI를 기반으로 한 융합 기술이 주목 받았다. 대표적으로 와이어링 공급 자동화, 상도 샌딩·폴리싱 자동화, 스팟(로봇개) 기반 공장 상태관리(PHM), 디지털 트윈, AI 기반 설비 진단, 하이브리드 스마트 안전센서 등 각종 첨단 기술은 AI와 밀접한 연관을 가졌다. 

현대차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고도화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룹은 지난달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기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에 맞춰 양사 간 깜짝 동맹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Blackwell)’ 5만장을 우선 공급 받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도입하고,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를 관통하는 피지컬 AI 공동 혁신을 추진한다. 

또 양사는 약 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 AI 기술센터,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계획하는 AI 팩토리는 데이터 수집–학습–정밀화–대규모 추론까지 아우르는 컴퓨팅 인프라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주요 제조 계열사의 생산능력 효율화와 기술력 증진에 이용된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투입된다. 워크스테이션 플랫폼인 ‘DGX’로 대규모 학습을 수행하고, ‘옴니버스(Omniverse)’로 공장·도로를 가상화하며, ‘드라이브 AGX 토르(DRIVE AGX Thor)’로 실시간 지능을 구현하는 식이다. 

또 공장 3D 모델을 통해 설비를 가상 검증·예지보전하고, 생산 시나리오를 반복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완전 자율형 공장 전환을 앞당긴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공정 최적화·무인화로 원가 절감, 생산량 증대, 불량률 감소 등 여러 이점을 확보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발 관세 직격탄을 맞아 이익률이 떨어진 상태라 관세 극복의 한 방안으로 스마트팩토리가 꼽힌다. 관세가 언제까지 시행될지 모르는 통상 불확실성 탓에 그룹은 AI 전환에 속도를 내 생산망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그룹 AI 역량 총집결… 생산·자율주행·로봇 고도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장에서 작업을 진행중이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AI를 적극 도입하며 그간 난항을 겪어온 자율주행차 실현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경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한다. 회사가 직접 만든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 AI’를 탑재한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의 현실 주행 데이터 우위를 AI를 활용한 대규모 시뮬레이션으로 추격한다는 방침이다. 가상환경에서 데이터를 대량 생성·반복해 학습시키는 전략이다. 웨이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레벨4 자율주행 ‘아이오닉 5’ 시험 주행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그룹의 ‘기술 창고’인 현대모비스는 AI를 활용한 모빌리티 제조 신기술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제품 품질 검수, 제조설비 명령어 자동 생성, 불량 감지, 로봇 제어 등 제조 과정에서 AI 도입 사례를 늘려 현장의 첨단화에 공들이고 있다.

AI가 필수인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두고 테슬라와 격돌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기술이 상당히 진척돼 실증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룹은 미국 조지아주(州)에 가동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연말 시험 투입해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오토에버는 GPU 구매대행, 데이터센터 자산 구축·임대, GPU 플랫폼 구독 등 AI 인프라 사업모델을 담당한다. 향후 그룹 주도의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와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면 ‘통합 AI 관제센터’로서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차원에서도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선다. 최근 영국 커스프AI(CuspAI)와 소재 AI 협력을 발표했다. 생성형 AI·딥러닝·분자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고효율·고내구·고안정 신소재를 설계하고, SDV·배터리·경량화 부품 등 차세대 소재 포트폴리오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특유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하나의 목표를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데 특화돼 있다”며 “AI 중심 기업으로 체질 대전환에 나선 상황에서 이러한 체계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앞으로 25년 모빌리티를 정의할 핵심 요인 중 하나는 SDV와 AI 기술의 융합”이라고 강조하며 그룹의 미래 주안점을 AI에 둘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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