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맞손, 산업·안보·기술 한데 묶은 '국가 인프라 전환' 주도
GPU 26만장 확보, 블랙록·오픈AI·잇는 '글로벌 AI 삼각편대' 구축
AI미래기획수석실 신설·100조 투자로 국가 전략 본궤도 진입 속도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 동맹’의 최종 퍼즐을 맞췄다.
이날 회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2차 APEC 정상회의 제2세션(리트리트 세션) 개회사에서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원칙은 기술 혁신이 포용 성장을 이끄는 ‘AI 기본사회’이자 ‘모두를 위한 AI’”라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비전으로 삼고 정책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I 삼각편대 완성… "대한민국, 이제 지능을 수출한다"
정부와 4대 기업, 그리고 글로벌 AI 반도체 선도 기업 엔비디아가 손을 맞잡은 것은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닌 국가 인공지능 인프라의 대전환 선언으로 평가 받는다.
이 대통령은 “AI는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안보의 문제”라며 “엔비디아가 대한민국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 모두가 든든하다”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넘어 지능을 수출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 현대차, 네이버 등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약 14조원 규모로 글로벌 품귀 속에서도 한국이 우선 공급국으로 낙점된 것이다.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HBM(고대역폭 메모리) 협력, AI 팩토리 구축, 디지털 트윈 산업 확대 등 구체적 액션 플랜도 추진된다.

이재용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반도체, 로보틱스, 슈퍼컴퓨터, 신약 개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최태원 회장은 “공공과 스타트업이 함께 사용하는 AI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AI 테크놀로지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중소기업·학계와 함께 피지컬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이해진 의장은 “한국의 소버린 AI(자주형 AI)를 확립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이은 올해 9월 직접 위원장을 맡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본격 출범시킨 바 있으며, 정부는 이같은 선언에 맞춰 향후 100조원 규모의 투자와 함께 ‘AI미래기획수석실’을 신설하는 등 ‘AI 대전환’에 본격 힘을 싣는 모습이다.
글로벌 동맹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AI를 산업·공공·사회 전반의 인프라로 삼겠다는 야심찬 국가 전략도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 ‘AI 삼각동맹’ 완성… 韓, 'AI 산업혁명' 심장부 진입
이 대통령의 이번 ‘AI 슈퍼위크’는 사실상 AI 생태계의 3대 축인 자본·수요·공급망을 한데 엮는 글로벌 전략인 셈이다.
그는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 기간에는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AI 인프라 파이낸싱’을 논의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와 만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라고 선언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합류하면서 자본(블랙록), 수요(오픈AI), 공급망(엔비디아)이 이재명 정부의 AI 삼각편대로 완성됐다.
블랙록은 한국의 AI 허브 구축을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금융을 담당하고 오픈AI는 국내 제조·클라우드 생태계와 협력 강화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GPU 공급과 산업 전반의 AI화를 주도한다.
정부는 이와 병행해 국가AI전략위원회와 AI미래기획수석실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AI는 이제 전력망, 도로망에 버금가는 국가 기반시설이다. 정부는 최대 5만개의 GPU를 공공 부문에 배치하고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팩토리’, SK는 ‘산업용 AI 클라우드’, 현대차는 ‘로보틱스·스마트팩토리’, 네이버는 ‘AI 클라우드 허브’를 각각 구축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AI 제조 강국’에서 ‘AI 지능 수출국’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GPU 확보만으로는 AI 강국이 완성되지 않는다. 데이터 주권, 전력망 안정성, 인재 양성이라는 세 축이 함께 돌아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AI 동맹은 그 모든 준비의 ‘첫 엔진’을 점화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AI 산업혁명의 심장부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닌 AI 공급망의 ‘전략적 거점’으로 격상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데이터, 전력 인프라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를 갖추면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국가에서 지능형 산업 플랫폼 국가로 진화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공지능위, 국가 AI거버넌스로 AI 3대 강국 목표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지난 9월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 대통령이 직접 키를 잡고 국가 AI 거버넌스를 이끌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대통령령 제정은 그 후속조치로, 대통령이 위원장으로서 단순 자문기구를 넘어 실질적인 AI 전략기구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국민주권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 AI 정책의 실질적 컨트롤타워로 새로 출범하며 명칭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로 바꾼다.
위원회 역할은 범부처 AI 전략과 정책과 사업을 총괄·조율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
또 위원회 심의·의결 범위에 ▲AI 관련 국가비전 및 중장기 전략 수립 ▲AI 관련 정책 및 사업의 부처 간 조정 ▲AI 관련 정책 및 사업에 대한 이행점검 및 성과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해 위원회가 AI 3대 강국 도약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전략기구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이어서 정책 조정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구성을 대폭 강화했다.
위원 수를 기존 45명에서 50명으로, 부위원장도 1명에서 3명으로 확대했다. 그중 민간 부위원장 1명은 상근직으로 전환해 위원회를 알차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위원회 간사는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맡도록 하고, 정부위원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제와 밀접히 연관된 부처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이에 기획재정부 장관, 교육부 장관, 과기정통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산업통상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환경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개인정보위원회 위원장 등 13개 부처가 정부위원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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