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AI 시장 규모 지속 성장 전망
롯데·현대 등 전통유통도 경쟁력 핵심 수단
AI 기반 고객 소비 분석 시스템 적극 개발
쿠팡·네이버 AI 도입 예고… "필수 서비스"

롯데 등 대기업등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 등 대기업등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온라인 유통의 판이 바뀌고 있다. 단순한 판매의 장이었던 이커머스가 인공지능(AI)을 품으며 소비자와의 접점부터 재고관리, 물류 운영까지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매년 성장, 비지니스 기여 '확실'

8일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시장의 AI 규모는 2023년 66억3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5억7000만달러로 성장했다. 올해 말까지 86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세계 기업이 AI 솔루션을 빠른 속도로 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비지니스에 확실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챗봇을 사용하는 매장은 리드 전환율이 25% 증가해 더 많은 방문객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되며 실질적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AI는 더 이상 실험단계가 아니라 '경쟁력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정체된 시장 속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활용은 이제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미 여러 유통기업들도 AI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AI 도입을 통해 유통업계 운영 효율성이 최대 20%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객 취향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유통기업, '디지털 전환' 준비 완료

롯데는 AI를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경쟁력을 갖추고,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성장동력을 기반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5월 ‘AI 윤리헌장 선포식’을 열고 개발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모든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헌장을 선포했다. AI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롯데그룹의 자체 AI 플랫폼인 아이멤버는 지난 7월 비즈니스 맞춤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아이멤버 3.0’으로 진화됐다. 해당 플랫폼은 핵심 에이전트 서비스가 적용됐으며 모두 실제 업무 환경과 현업부서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됐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Y)’의 대상을 내국인까지 확대했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통합 버전으로 확장됐으며 소비자는 헤이디와 대화를 나누며 쇼핑 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

통합 버전에서는 헤이디가 추천한 브랜드 옆 선물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즉시 주문이 가능하도록 편의성을 강조했다. 헤이디는 개인화된 리테일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알고리즘 AI 'S-마인드 4.0'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구매 이력은 물론 생활 패턴,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등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과 여행·예술 등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쿠팡이 사업 전반에 AI를 녹여 효율화를 높이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사업 전반에 AI를 녹여 효율화를 높이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이커머스, 새로운 경쟁 예고

이커머스업계도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발 이커머스(C커머스)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평가받는다. 아울러 배송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로 꼽히는 쿠팡은 이미 AI를 사업 전반에 녹인 상태다. 쿠팡은 무인운반로봇(AGV), 자율이동로봇, 소팅봇, 무인지게차 등 로봇이 상품 집품·운반·분류를 담당하며, 직원 업무 강도를 65%까지 줄였다.

아울러 AI가 수백만 건의 상품 수요를 예측해 재고를 최적화하고, 배송 경로·차량 적재·배송 순서까지 실시간으로 맞춘다.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고객 문의에 신속히 대응하고, 반품 피드백을 분석해 서비스 개선에 활용됐다.

쿠팡은 AI 도입을 통해 효율성도 챙길 예정이다. 쿠팡은 AI를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 전반을 개선해 앞으로 성장 동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는 초기 구현 단계의 신규 개발 코드 중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다"며 "AI를 통한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강화가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 AI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장기적 동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지난 3월 AI 기반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며 경쟁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기존 진열·검색 중심의 쇼핑에서 발견·탐색형 쇼핑으로 경험 전환을 추진하며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서비스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서비스 생태계를 아우르는 통합 에이전트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2021년 국내 최초로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해 데이터 규모도 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고객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는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상품 탐색을 돕겠다”며 “네이버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로 발전하면 AI 시대의 필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증가율이 둔화된 상황에서 AI는 신규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화와 AI 예측이 물류비용 압박을 완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며 "AI 기반 서비스 차별화 시스템이 이제는 필수적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AI 추천 알고리즘이 잘못 적용될 경우 ‘추천 피로’나 ‘편향(바이어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노동시장의 측면의 경계도 존재해 AI 도입 부작용에 대한 대안도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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