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신제품 개발 및 맞춤형 추천 확대
팜유 시세 맞추는 AI… 식품업계 '리스크 방패'로
가맹발주부터 커피원두까지, 매장운영도 AI 중심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식품·외식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에 접목하며 산업 운영 방식의 대전환에 나섰다. 소비자 취향 기반 신제품 개발부터 구매 유도형 추천 시스템, 원자재 시세 예측까지, AI는 제품과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며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 취향까지 분석… 'AI가 만든 신제품' 시대
식품·외식업계는 AI 기술을 통해 소비자 취향을 분석하고 이를 제품 기획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트렌드 조사와 테스트 마케팅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맛 조합과 재료 구성을 직접 제안하는 시대다.
SPC그룹 배스킨라빈스는 AI 신제품 개발(NPD) 시스템을 기반으로 ‘오렌지 얼그레이’, ‘오미자 오렌지 소르베’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맛 키워드를 도출한 뒤 AI가 최적의 조합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와 협업해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라는 시즌 한정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AI 실험은 청담점과 같은 플래그십 매장을 거점으로 진행된다.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은 AI 기반 메뉴 개발과 고객 맞춤형 플레이버 추천 시스템을 동시에 적용하며 ‘AI 미래형 매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AI가 추천한 메뉴는 매장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재고 소진 속도도 빠르다는 평가다.
AI는 외식업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SPC그룹은 베이커리·커피 매장뿐 아니라 커스텀 로스팅 카페인 커피앳웍스 경의선숲길점에서도 AI 추천 시스템을 실험 중이다. 고객이 간단한 설문에 응답하면 AI가 생두 블렌딩을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만의 원두를 제작할 수 있다. 향후에는 주문 이력 연동과 키워드 기반 추천 등 고도화도 예정돼 있다.

◆AI가 예측한 원가와 식단… 유통·가맹 경영에도 침투
AI는 신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유통·가맹점 운영과 원재료 조달 등 경영 전반에도 본격 도입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자사몰 ‘CJ더마켓’은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파이(Fai)’를 통해 고객의 질문에 맞는 식품을 추천한다. “오늘 저녁 뭐 먹지?”, “고단백 간편식 있어?” 같은 자연어 질문에도 AI가 즉시 응답한다.
파이는 단순 검색 기능을 넘어 고객의 연령, 건강 목표, 식습관, 구매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구매 전환율(CVR)과 클릭률(CTR) 모두 28%를 넘기며 실질적인 성과도 입증하고 있다. CJ는 자사 제품뿐 아니라 입점 상품으로 큐레이션 대상을 확대하며 플랫폼의 AI 범용성을 키우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팜유, 카카오 원두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을 예측하는 AI ‘구매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10년 치 날씨, 환율, 선물 가격 등 수십 개 변수의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 가격을 예측한다. 현재 일일 예측 정확도는 약 90%에 달하며 담당자 개인 역량에 의존하던 의사결정에 ‘정량적 기준’을 부여하고 있다.
한촌설렁탕은 AI 기반 스마트 발주 시스템을 전국 매장에 적용했다. 판매량, 날씨, 요일, 시간대, 재고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최적 발주량을 자동 산출한다. 가맹점주는 이를 통해 과잉 발주로 인한 재고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는 AI가 현장 실무자와 본사의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구조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제품 기획·생산·판매 전 과정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AI 기술을 단순히 외부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내부 데이터와 결합해 각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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