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국력" 정부가 직접 짜는 디지털 인프라 청사진
엔비디아도 눈길주는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
李대통령 주도 컨트롤타워, 초연결 인프라 완성 목표
‘서울와이어’가 오는 14일 ‘AI 3대 강국, CEO들의 혁신 전략’을 주제로 ‘제6회 서울와이어 혁신포럼(SWIF·SeoulWire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이 아닌, 국가의 산업 구조와 안보 체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 자산이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AI 대전환’은 정부·기업·글로벌 파트너십이 결합된 초거대 프로젝트다.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로 이어지는 ‘AI 삼각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와이어’가 포럼에 앞서 AI를 둘러싼 한국 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이재명 정부가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기적을 견인했듯,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AI 고속도로’를 국가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대전환 전략을 마련했다.
이재명 정부의 차세대 경제 강국 절대 승부수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경주 APEC 정상회의 둘째 날 세션인 '리트리트' 회의를 주재하고 인공지능(AI), 인구구조 변화, 문화창조산업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APEC은 지난 수십년 간 당면한 현 세계 경제 과제들을 해결할 아이디어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해왔다"며 "유구한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 이 자리에서도 AI와 인구구조 변화라는 공통 과제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함께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며 국가적 차원의 AI 대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며 "전 세계인 모두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핵심 비전으로 삼아 이를 위한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제안한 'APEC AI 이니셔티브' 역시 AI라는 거대한 변화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결과물"이라며 "한국이 설립을 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 AI 센터는 AI 정책 교류와 격차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역내 AI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지도 재편”… 100조원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 본격화 예고
이달 공개될 ‘대한민국 AI 대전환 액션플랜’은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관련 인프라 확충, 산업·공공·국방 융합, 인재 양성, 제도 혁신까지 포괄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AI가 촉발한 문명사적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 재편”이라며 “AI는 국력이자 경제력이며, 곧 안보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미래 생존을 위한 국가 전략”이라며 “과감히 전진한다면 AI는 산업의 체질을 선진화하고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시절 한때 무력화됐던 국가AI위원회를 전면 개편한 조직이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맡았다.
분과는 기존 5개에서 8개로 세분화됐다. 기술혁신·인프라를 비롯해 ▲산업AX·생태계 ▲공공AX ▲데이터 ▲사회 ▲글로벌 협력 ▲과학·인재 ▲국방·안보 등으로 구성돼 각 분과장 자리를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실질적인 정책 기획을 주도하도록 했다.
대통령실 산하에는 ‘AI미래기획수석’이 신설돼, 부처 간 조정과 현장 이행을 직접 점검하는 역할을 이끌고 있다.
당장 정부는 AI를 단순한 기술 산업이 아니라 국가 전 부문을 혁신할 전략 자산으로 규정했다. AI 대전환 액션플랜은 ▲AI 인프라 확충 ▲혁신 생태계 조성 ▲인재 양성 및 사회 전환 ▲법·제도 정비 등 네 축으로 구성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100조원을 투입해 20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미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최근 우리 정부와 삼성·SK·현대차·네이버 등에 최첨단 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앞서 국내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설립 작업도 마무리했다. 얼마전 사업자 공모에 단독 응찰한 삼성SDS 컨소시엄이 한반도 땅끝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확정하는 등 관련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관련해 "삼성SDS 컨소시엄의 선택을 환영하며 최종 입지로 해남이 확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명 군수는 "RE100 국가산단 지정과 오픈 AI·SK그룹의 데이터센터에 이어 국가AI컴퓨팅센터까지 해남으로 입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어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조성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총 2조 5000억 원 규모 초대형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삼성SDS 컨소시엄이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데이터센터 파크를 입지로 선정해 단독 입찰함에 따라 사실상 최종 사업대상지로 해남이 확정됐다.
컨소시엄은 삼성SDS가 주도해 네이버, 카카오, KT 등 주요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이 참여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2028년까지 첨단 GPU 1만 5000장 이상, 2030년까지 총 5만 장 이상을 확보하는 등 AI 학습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 AI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황 CEO가 대한민국 AI 관련 투자를 시작했다고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엔비디아가 대한민국에 투자도 확대하고 그게 대성공을 거둬서 대한민국이 모두 ‘골든벨’을 울리는 그런 상황이 되길 바란다”고 더불어 강조했다.
황 CEO는 이에“한국은 이미 굉장히 깊은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성공한 기업들도 있다”며 “훌륭한 산업 역량을 지닌 나라는 한국 말고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과 이 대통령의 열정 등을 언급한 황 CEO는 “한국은 전 세계 AI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2조 원 이상을 투자해 2030년까지 GPU 최대 5만 장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한국형 스타게이트’ 사업이다.

◆AI컴퓨팅센터 건립 등 인프라·제도·인재 ‘3축' 변화 기대
올해 초 두 차례 유찰된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은 민간 지분을 기존 49%에서 70% 이상으로 늘리고 국산 AI 반도체 의무 조항을 조정해 민간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해당 센터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 산업·공공 분야 데이터 활용, 연구개발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연산 인프라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AI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이 고성능 AI 자원을 저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AI 기본법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은 AI 기술의 발전과 동시에 신뢰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전망으로 ‘고영향 AI’의 판단 기준과 사업자 책임, 영향평가 의무 등을 명시한다.
정부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산업계 우려를 감안해 시행 초기 계도 중심의 유예기간을 두고 컨설팅과 평가 비용 지원을 병행하기로 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법의 하위법령 제정 작업도 병행 중이다. AI 진흥과 규제의 균형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업·정부·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기반의 제도 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대전환’ 전략은 예산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2.9% 증가한 23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AI 분야만 10조1000억원이 배정됐으며, 과기정통부가 5조1000억원을 직접 집행한다.
내년에는 GPU 확보 예산만 2조1000억원에 달하며, 올해 도입된 1만3000장에 더해 2026년까지 총 3만7000장 규모로 확충된다. 'APEC 경주'를 계기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활용할 GPU 26만장을 확보,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이 해당 사업 영역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AI 반도체 기반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산은 608억원으로 확대되고 ‘피지컬 AI’ 핵심 기술 개발에 신규로 150억원이 투입된다.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AI 스타 펠로우십’은 올해 90억원에서 340억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정보보호 예산도 8% 이상 증가해 33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이는 AI 고도화와 함께 늘어나는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전국 어디서나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 기본사회’ 구현을 목표로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지원한다.
연구개발(R&D) 생태계 개편도 병행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과제중심제도(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기관 전략 중심의 대형 연구개발단 77곳도 신설됐다. 연구성과 기반의 인센티브 제도도 확대돼 최우수 연구자에게 직접 상여금을 지급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와 과학기술을 혁신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저성장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담았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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