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갈등 장기화… 사업자 선정 지연 조짐
7.8조 규모 차기 구축함 핵심 사업… 해군 전력화 차질 우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방식을 다시 논의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4일 제132회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방사청은 이를 국방부 장관 주재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해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다만 국방부 장관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방추위는 다음 달 중 개최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결정이 또다시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초 수의계약 방식이 유력했으나 일부 민간위원과 여당 국방위원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자 선정 방식이 수개월째 표류해왔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 규모로 2030년까지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그러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놓고 두 회사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이어가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또는 공동설계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공동개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업계에서는 “기술 영역 구분과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 현실성이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방사청은 두 업체의 상생안을 최대한 반영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사업 방식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군도 빠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