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및 정책 수혜 기대감↑
외국인 4월 이후 1조2000억원 순매수
“확실한 체질 개선 위한 요금 인상 선행 필요”
현재, 증권가 목표가 최고 6만4000원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한국전력(한전)이 호실적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9년 만에 5만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요금 인상에 따른 체질개선 및 원자력발전소 수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9일 전 거래일 대비 2250원(4.55%) 하락한 4만72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 중 한국전력이 5만500원까지 오르는 등 고점을 높인 것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2016년 10월 27일(5만1000원) 이후 약 9년 개월 만에 최고가 수준이다.
수정주가 기준 한국전력의 사상 최고가가 6만3700원(2016년 5월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에서 34% 수준만 남은 상황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지연과 낮은 배당 여력 탓에 주가가 2만원대에 머물렀다. 다만 증권가의 실적 회복 기대감과 저평가 매력이 충분하다는 관측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의 '복귀'가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 한전의 2025년 3분기 연결 매출액 27조5000억원, 영업이익 5조600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66.4% 증가했다. 이는 영업이익 컨센서스였던 5조10000억원을 약 10% 수준 상회한 셈이다. 아울러 이에 영업이익률 또한 2017년 이후 분기 최고 수준인 20.5%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대형원전 수출을 하며 매출 이익과 밸류에이션 상향 기대 가능하다”며 “중동과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위주로의 원전 수주를 기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이 확대된다면 동사 모멘텀은 크게 향상될 가능성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2030년까지의 대형원전 신규 착공 10기 목표에 비해 미국 역량은 비교적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팀코리아에 일부 물량 수주가 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도 한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9.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5일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빅스포 2025)'에 참석해 "이재명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시킨 의미를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 구현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에너지고속도로로 대표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전력망 구축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혁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전력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4월 초부터 현재(지난 18일 기준) 한전 주식을 1조2021억원 수준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에 외국인 지분율 또한 16.26%에서 22.26%로 6.0%포인트(p) 상승하는 집중 매수세를 보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연달아 한전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내년에 영업이익 전망치를 17조4000억원으로 잡고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연료비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내년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며, LMP(지역별 한계가격) 제도 도입으로 인한 비용 효과 등 2026년에는 실적을 끌어올릴 중요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 정부의 배당 확대 기조를 고려할 때 2026년 이후 배당성향 40% 이상 상향 가능성도 제기했다.
iM증권은 한전 목표가를 6만4000원으로 제시하면서 '최선호주 매수' 투자의견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했다. KB증권(5만6000원→6만2000원) 신한투자증권(4만원→5만원), 유진투자증권(5만원→6만3000원), IBK투자증권(3만2000원→6만원) 등도 이에 동참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에너지 가격 급등 시 전기요금에 대한 전가가 불가능해지면서 한국전력의 주가가 하향 압박을 받아왔지만 이러한 부분이 해소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여전히 글로벌 피어 평균 대비 저평가되고 있는 한국전력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향후 주가 리레이팅 본격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전 관련 모멘텀은 유효하나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요금 인상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내년 중 제12차 전기본 수립 등 고려 시 내년 4분기 단행 예상된다”라며 “요금 인상을 통해 사채 발행 한도 이슈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하며 더 확대될 전력망 투자 고려도 필요해 여전히 방망이는 짧게 잡고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