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중국과 일본 간 정치·안보 갈등이 경제·문화 영역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화장품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한일령(일본 제한령)’을 시행하며 일본 여행·콘텐츠·수입품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자, 일본 제품 수요의 일부가 한국으로 이동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오전 9시30분 기준 CSA코스믹은 전 거래일 대비 14.23% 오른 626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바이오비쥬 7.33%, 에코글로우 5.81%, 진코스텍 4.19%, 현대바이오 2.50%, 콜마홀딩스 2.18%, 코리아나 1.54%, 토니모리 1.31% 등 화장품·뷰티 관련 종목 전반이 상승세다.
이번 흐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이후 중국의 반발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안전을 이유로 자국민에 일본 여행·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영화 상영 중단, 일본산 수산물 수입중단 등 관광·콘텐츠·상품 전반에 걸친 압박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일본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일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주요 여행사에는 일본 단체여행 취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여행지 통계에서는 한국이 중국인 최다 방문 국가로 나타났다. 항공사와 면세업계 역시 중국 노선 확대와 쇼핑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뷰티 업종에서는 일본 화장품 수입 제한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아졌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일본산 화장품 제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언급이 확산된 바 있다. 중국의 화장품 수입국 비중은 프랑스·일본·한국 순인데, 일본 제품 공백이 생길 경우 K뷰티 브랜드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브랜드는 프리미엄부터 매스 제품군까지 포지션이 넓어 수입 금지가 시행될 경우 대체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며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둔 업체일수록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중·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여행·면세·K뷰티 등 국내 소비·관광 업종 전반이 중장기적인 ‘틈새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