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민원급증, 해결책은 지지부진한 상황
지난달 여수에서 층간소음 관련 살인사건 발생
DL이앤씨, '디 사일런트 바닥구조' 개발 마무리
현대건설, 고성능 바닥구조로 소음발생 차단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커졌다. 갈등은 점차 심화돼 폭력·살인으로 이어졌다. 심각성을 인지한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층간소음 신고↑… 정부 처리는 미흡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의 해결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2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4만2250건이다. 2012년(8795건) 대비 4.8배(3만3455건) 증가한 수치다.
층간소음 주요 발생원인은 ▲뛰거나 걷는소리(4만598건·67.6%) ▲망치질(2588건·4.3%) ▲가구(2224건·3.7%) ▲문 개폐(1184건·2%) ▲가전제품(1699건·2.8%) ▲악기(927건·1.5%) 등 순이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 정부부처는 지난해 6월 층간소음 경감을 위한 ‘사후확인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성능기준 관련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은 올 6월 시작돼 연말에나 마무리될 예정이다. 법적근거를 위한 건축법 개정안도 최근 발의돼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조 의원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화되는 갈등, 끔직한 사고로 번져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더이상 작은 문제가 아니다. 불편함으로 시작했던 갈등은 한 가정까지 망쳤다. 폭력부터 살인까지 층간소음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다.
지난달 여수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0대 자매는 순식간에 부모를 잃었다. 30대 남성은 온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한 가족의 미래를 빼앗았다. 이유는 다름 아닌 층간소음이었다.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40대 부부를 살해하고 숨진 부인의 60대 부모를 다치게 한 혐의(살인)로 A씨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아파트 위층에 사는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지난달 17일 층간소음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층간소음 관련 불편함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27일 오전 0시33분쯤 B씨 가족과 말다툼을 하던 중 흉기로 부부를 살해했다.
A씨는 1차 경찰조사에서 “층간소음 때문에 화를 못이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처음부터 혐의를 순순히 시인했다”며 “범행 경위도 또박또박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해결책 지지부진…건설사가 해결한다
층간소음이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지자 건설사들이 해결을 위해 나섰다. 고성능 바닥구조 시스템부터 기술개발까지 정부의 층간소음 관련 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건설사들이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DL이앤씨는 올 8월 자체적으로 개발한 12개 소음저감 특허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 사일런트(D-Silent) 바닥구조’를 완성했다. 해당 바닥구조는 중량충격음 2등급(41~43dB)으로 가정용 에어컨 저소음 작동모드와 비숫한 수준의 소음차단 성능을 가졌다. 기존 아파트 법적기준(중량충격음 4등급)보다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올 5월 고성능 바닥구조시스템 ‘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Ⅰ’개발을 완료했다. 해당 시스템은 기존과는 다른 고성능 완충재(복합 고급소재)를 활용해 소음저감과 충격흡수를 극대화했다. 바닥시스템 고유 진동수를 조절해 저주파 충격진동 전달을 차단한다.
대우건설은 올 1월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관련 기술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층간소음 주요 원인인 중량충격음 저감을 위해 콘크리트 슬래브(철근콘크리트구조 바닥) 강도를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시멘트·모래 반죽) 두께를 늘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층간소음 저감은 주거편의성 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건설사들은 각자 장점을 살려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바닥구조 관련 기술발전으로 층간소음이 저감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갈등을 포함한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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