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숙지구, 3기신도시 중 유일하게 2개 지구 나눠서 개발
예상분양가 3.3㎡당 1600만~1700만원…인근 집값 급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등 교통호재 기대감↑
올 5월 100만 도시 초석 다지기 위한 '특례 추진단' 출범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서울 경계와 거리가 3.5㎞에 불과하다. 현재는 교통인프라가 부족해 서울 도심으로 이동이 불편하다. 사진=고정빈 기자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서울 경계와 거리가 3.5㎞에 불과하다. 다만 현재는 교통인프라가 부족해 서울 도심으로 이동이 불편하다. 사진=고정빈 기자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내집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가운데 3기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차 사전청약은 평균 2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3기 신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미래 가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3기 신도시 가운데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유일하게 2개 지구로 나뉘어 개발된다. 왕숙 1·2지구의 시너지와 단점으로 꼽혔던 교통인프라까지 해결된다면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15일 사릉역 1번출구로 나와 땡큐 60번 버스를 탑승해 왕숙지구 개발지구인 남양주 진건읍에 도착했다. 도로 옆에 펼쳐진 논밭과 산 등이 어떤 도시로 재탄생할지 기대감이 커졌다.

먼저 도로 근처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분위기를 살폈다.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선정으로 인근 주민들이 크게 기뻐한다”며 “교통호재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금 떨어진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상반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로 쫓겨나는 사람도 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라며 “강제로 나가는 주민들은 여전히 불만이 심하다. 토지보상 진행률도 0%에 가깝고 보상기준·규모도 정해지지 않아 불안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왕숙신도시는 교통호재로 인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집값도 급등했다. 사진=고정빈 기자
왕숙신도시는 교통호재로 인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근 집값이 급등했다. 사진=고정빈 기자

◆사통팔달의 왕숙지구, 교통호재 기대감↑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위치상 서울 경계와 거리가 3.5㎞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 도심으로의 이동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왕숙지구 지하철은 경춘선만 존재해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우려는 곧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다양한 교통호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강일~미사~왕숙)과 별내선·8호선(암사~별내역·2022년 12월 완공) 진접선(4호선·2022년 3월 개통) 등이 예정돼 서울 강남·강북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특히 가장 큰 호재로 평가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들어선다. 해당 노선은 48.7㎞ 규모로, 2024년 착공될 예정이다. 경춘선 마석역에서 시작해 서울~용산~부평~송도 등을 거친다. 여기에 청량리~평내호평역·수석IC~강변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고속간선급행버스(BTX) 등이 더해져 서울 도심은 물론 수도권으로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예정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남양주는 서울도심과 가까운 것에 비해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 신도시 조성으로 다양한 교통편이 형성된다. 기존 주민들은 물론 예비 입주민들까지 편리하게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왕숙지구는 경춘선과 별내선, 경의중앙선 등이 인접해 광역교통망이 완만하다”며 “지하철 연장사업과 GTX-B 노선도 예정돼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주 별내동 일원에 공급된 ‘별내별가람역 한라비발디’ 전용면적 84㎡(16층)는 올 7월 8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주 별내동 일원에 공급된 ‘별내별가람역 한라비발디’ 전용면적 84㎡(16층)는 올 7월 8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예상 분양가 3.3㎡당 1600만~1700만원

기자는 큰 도로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예상 분양가를 물었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3㎡당 1600만~17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하게 예상하기 힘들다. 3.3㎡당 2000만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큰 도로를 따라 걸어갔고 유독 간판이 빛나는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다.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주변 집값이 급등했다”며 “가장 많이 오른 지역도 가늠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에게도 집값 변화를 물었다. 의자에 앉아 휴식하던 주민 E는 “신도시 발표 이후 집값이 꾸준히 올랐다”며 “집을 판매하려다가 생각을 바꾼 사람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쫓겨나가는 주민들과 호재로 집값이 오른 주민들의 희비가 갈리는 상황”이라며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 모두가 반기는 신도시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민들의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근에 위치한 F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F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 달에 1억원이 오를 정도로 집값 상승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동에 위치한 ‘다산동 펜테리움 리버테라스 1차’ 전용면적 84㎡(19층)은 2019년 4억61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면적은 무려 9억9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5억2900만원(114%) 상승한 셈이다.

최근 분양된 아파트도 상승세를 보였다. 남양주 별내동 일원에 공급된 ‘별내별가람역 한라비발디’ 전용면적 84㎡(13층)는 지난해 7월 6억68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올 7월 동일 면적(16층) 거래가는 8억9000만원에 달했다. 1년 만에 2억2200만원(33%)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R 수석연구원은 “왕숙신도시는 광명·시흥 신도시급 대형 도시로 갖춰진다”며 “기대감 상승으로 인해 집값이 이미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하지만 5~6년뒤 각종 인프라가 갖춰지면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교통인프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호재가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광한 남앙주 시장이 올 9월에 개최된 특례추진단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남양주시 제공
조광한 남앙주 시장이 올 9월에 개최된 특례추진단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남양주시 제공

◆"100만 인구 넘는 대도시로 성장한다"

남양주는 100만 인구가 넘는 대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장점들을 바탕으로 교통호재에 힘입어 성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 5월에는 100만 도시 미래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특례 추진단’을 출범했다.

특례 추진단은 도시 발전 구상을 위해 행정지원과 보건복지, 산업경제, 도시·교통, 문화·환경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분야별 특례 발굴과 시민여론 수렴 등 활동을 진행해 도시발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도시에 걸맞는 풍부한 미래가치도 기대된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신도시가 포함된 왕숙지구는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직주근접을 실현한 교통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스쿨파크 중심 커뮤니티와 제로에너지 생태도시 등 다양한 미래비전을 설립했다.

왕숙지구 전체 면적 11.9%는 산업·자족용지로 활용한다. 기업들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도시첨단산업단지 중복지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미래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족용지에 핵심 앵커를 유치할 방침이다.

조광한 남앙주 시장은 “남양주는 왕숙신도시 등 대규모 도시개발과 교통망 구축으로 10년 내 인구가 100만에 이를 것”이라며 “행정조직과 자치권한 확대 등 적절한 특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진단을 활용해 시가 진행해야 할 일을 신속·정확히 추진하겠다”며 “남양주는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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