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3월 LH 임직원 땅투기 의혹 발생한 과림동 포함지역
복선전철 제2경인선·광명시흥선 중심 교통인프라 형성
서울경계에서 1㎞ 밖에 되지 않고, 여의도는 12㎞ 거리
시 개발전략TF팀 신설, 국가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사업

광명·시흥 신도시는 여의도 면적 4.3배 크기로, 면적만 1271만1000㎡에 달한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는만큼 기대감이 크다. 사진=고정빈 기자
광명·시흥 신도시의 면적은 1271만1000㎡로 여의도의 4.3배에 달한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는만큼 기대감이 크다. 사진=고정빈 기자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내집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가운데 3기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차 사전청약은 평균 2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3기 신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미래 가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광명·시흥 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발생한 지역으로, 시작부터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복선전철 제2경인선과 광명시흥선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교통인프라와 여의도 면적 1.3배 규모로 조성되는 공원·녹지 등은 수요자들의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꾸기 충분해 보인다.

27일 서해선 시흥시청역 1번 출구로 나와 26번 버스를 탑승해 광명·시흥 개발지구인 시흥시 과림동에 도착했다. 논밭과 공장으로 둘러싸인 과림동은 LH사건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듯 보였다. 과연 어떤 장점으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기대됐다.

인근에 현수막과 가까운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분위기를 물었다.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3월 LH사건이 발생한 직후 당시 상황을 묻는 전화가 많았다”며 “현재는 조용한 분위기로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시흥시 과림동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 LH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아픔이 아직 남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고정빈 기자
시흥시 과림동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 LH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아픔이 아직 남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고정빈 기자

◆시작부터 삐걱, 믿었던 LH의 배신

과림동 주민 A씨는 “주민들은 3기 신도시를 대부분 반기지 않는다”며 “이대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주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늦었다”며 “LH사건으로 토지보상도 지연돼 규모나 시기도 확실하지 않다. 주민들을 위한 대책도 분명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명·시흥 신도시는 첫 발걸음부터 무거웠다. LH 임직원이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를 사전에 투기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지역 주민들을 포함한 수요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3월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직원 10명이 광명·시흥 지역에 100억원대 토지를 투기목적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해당 지역 토지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을 대조한 결과 직원 여러명이 토지지분을 매입한 정확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민변에 따르면 LH 직원과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이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내 10개 필지(2만3028㎡)를 매입했다. 토지매입 금액규모는 100억원으로, 매입 자금 중 58억원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태근 민변 민생경제위원장은 “올 2월24일 광명시흥지구 지정 발표 이후 해당 지역에 LH 직원들이 투기목적으로 토지를 구입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LH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토지보상 시범사업을 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세정 광명·시흥 신도시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곳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됐고 이제야 신도시 지정이 됐으나 LH사건이 터졌다”며 “이번 일로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명시흥지구는 대규모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로,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 서울경계에서 거리는 불과 1㎞밖에 되지 않아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사진=고정빈 기자
광명시흥지구는 대규모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로,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 서울경계에서 거리는 불과 1㎞밖에 되지 않아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사진=고정빈 기자

◆"최대규모·교통호재로 마음 돌린다"

광명·시흥 신도시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다. 면적만 1271만1000㎡로 여의도의 4.3배에 달한다. 서울 접근성도 뛰어나다. 서울경계에서 불과 1㎞밖에 되지 않고, 여의도까지는 12㎞ 거리다. 2024년 착공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도 예정돼 직주근접이 실현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명·시흥 신도시가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한다. 남북방향으로 신도시를 거치는 도시철도도 건설해 서울 지하철 1·2·7호선과 연계할 계획이다.

사업지구를 관통하는 제2경인선이 확정되면 역사를 설치하고 환승센터(ex-HUB) 등을 구축해 철도교통 연결성을 강화한다. 범안로·수인로 확장 등으로 병목구간을 해소하고, 박달로 확장으로 광명역IC 이용차량 통행여건도 개선한다. 또 순환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하고 광역버스 환승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시흥시는 6개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교통인프라·기반시설 부족 등  문제를 겪는다”며 “이번 신도시 개발로 교통과 일자리 환경을 갖춘 서남부 명품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광명시흥지구는 대규모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로,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며 “GTX-B 노선과 제2경인선 등 사업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지 위치상 서남권 거점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며 “광명시 구도심 교체수요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중동에 위치한 ‘참이슬마을’ 전용면적 101㎡은 지난달 4억95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광명·시흥 신도시 예상 분양가는 1600만~1700만원으로 예상된다. 사진=고정빈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중동에 위치한 ‘참이슬마을’ 전용면적 101㎡은 지난달 4억95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광명·시흥 신도시 예상 분양가는 1600만~1700만원으로 예상된다. 사진=고정빈 기자

◆예상 분양가 3.3㎡당 1600만~1700만원

기자는 과림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예상 분양가를 물었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진행상황이 0%에 가깝다”며 “분양가를 짐작하기 쉽지 않지만 다른 신도시와 비슷하게  3.3㎡당 1600만~17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이번엔 도로를 따라 더 걸어갔고 조금 떨어진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타지역 거주자나 무주택자들이 신규 공급되는 신도시에 관심이 많다”며 “과림동은 현재 아파트가 없어 집값상승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공장가격은 3.3㎡당 200만원, 크게는 2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가격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과림동에서 26번 버스를 타고 시흥시 하중동을 찾아 인근 아파트 가격을 물었다.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 발표 이후 시흥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 1위를 차지했다”며 “중저가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도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하중동에 거주하는 주민 C는 “신도시 발표 이후 집값이 오른 것은 맞다”며 “시흥시 집값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중동에 위치한 ‘참이슬마을’ 전용면적 101㎡(6층)은 2006년 1억72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면적은 무려 4억95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3억2250만원(187%) 상승한 셈이다.

다른 지역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흥시 조남동 일원에 공급된 ‘목감한신더휴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17층)는 2017년 3억6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동일 면적(18층) 거래가는 7억9000만원에 달했다. 4년 동안 4억2500만원(116%)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광명시는 이미 비싼가격을 형성하는 지역으로 꼽힌다”며 “시흥시도 교통인프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호재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시 조성 이후 공급물량이 원활하면 시장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지난 8월13일 열린 광명시 간담회에서 개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광명시 제공
박승원 광명시장이 지난 8월13일 열린 광명시 간담회에서 개발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광명시 제공

◆LH도 돕는다, 명품도시로 재도약 기대

LH에서도 광명·시흥 신도시를 유독 신경쓰는 모양새다. 지난달 LH는 광명시와 개발사업 추진과정과 관련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광명시는 ‘신도시 개발전략TF팀’을 구성하는 등 신도시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다.

김현준 LH 사장은 시흥시와 광명시를 모두 방문해 지역 현안사항과 미래발전 계획을 점검했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시흥시 간담회는 공공주택사업지구 입주민과 인근 원주민 불편해소, 광역도로 신속 추진 등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LH는 시흥시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 의견을 적극수렴할 계획이다.

지난달 13일 개최된 광명시 간담회에서는 지구계획 승인부터 종합 개발전략 수립 목표까지 세밀한 점검을 실시했다. 광명시는 이종구 광명시 부시장을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전략 TF팀도 신설했다. 개발전략팀과 광역교통팀, 기반시설팀, 사업전략팀 총 4팀과 전문가 자문단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는 박승원 광명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광명시흥 신도시 주요 현안사항 반영 ▲광명문화복합단지 진행 협조 ▲광명하안2지구 협의내용 이행 ▲국책사업(광명~서울고속도록)추진에 따른 신도시 내 이주대책 등 지역 내 개발사업을 중점으로 다뤘다.

박 시장은 “신도시가 조성되면 서울교통량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신도시 조성에 따른 교통대책을 꼭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사장은 “광명시흥 신도시는 국가적으로도 제일 중요한 사업이다. 교통대책과 자족시설 문제, 현안사항 등을 재검토하겠다”며 “광명시와 협력하면 최고 미래첨단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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