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장상지구,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순위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 농지 투기 의혹
장상신도시 예상 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
신안산선 장하역·데이터센터 설립 등으로 호재 기대↑

안산 장상신도시에는 신안산선 장하역이 들어선다. 서울 여의도까지 2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안산 장상신도시에는 신안산선 장하역이 들어선다. 서울 여의도까지 2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내집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가운데 3기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차 사전청약은 평균 2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3기 신도시들을 직접 찾아가 실제 미래 가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3기신도시 중 하나인 안산 장상지구는 직방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5.4%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해당 지역에 땅 투기 의혹도 발생하면서 주민들과 예비입주민들의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신안산선 장하역 신설로 형성되는 교통인프라와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립까지 더해진다면 등돌린 수요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경기도 성남 직행버스 8106번 버스를 타고 하늘휴게소에서 내렸다. 인근 경기 안산시 30-2번 버스를 탑승해 안산 장상지구 개발지구인 장상동에 도착했다. 노후된 아파트와 빌라가 많은 장상지구가 어떤 신도시로 탄생할지 기대감이 커졌다.

인근 주민들에게 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분위기를 물었다. 공원에서 아이들과 여가를 보내던 주민 A는 “신도시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많이 기뻐했다. 다른 주민들도 신도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장상동에 오래 거주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안산 장상신도시는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이  장상동 농지 1필지 1500㎡를 3억원에 구매해 12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사진=고정빈 기자
안산 장상신도시는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이  장상동 농지 1필지 1500㎡를 3억원에 구매해 12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사진=고정빈 기자

◆어두운 출발, 땅 투기 의혹 발생

안산 장상지구는 광명·시흥신도시와 같은 땅 투기 의혹 논란이 이어졌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인 한모씨는 2019년 4월 국회의원이던 전 장관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농지를 사들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는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 농지 1필지 1500㎡를 3억원에 사들였다. 매입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매입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모씨는 안산 장상지구가 3기신도시로 지정되기 고작 한 달 전에 해당 농지를 구입했고 이에 땅 투기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심지어 대출까지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그는 농협은행에서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한모씨가 구매한 땅은 시세 12억원 수준으로 매입당시 시세(3억원)보다 무려 4배 이상 증가했다.

결국 한씨는 의혹제기 후 면직처리됐고 올 6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따르면 올 7월에 열린 재판에서 한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피고인 변호인은 "업무 처리 중 정보를 취득한 사실이 없고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땅을 매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장관 측은 의혹발생 당시 “개인정보를 이용한 투기목적의 부동산 매입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당에 관련 사실을 소상하게 알렸다. 당의 처분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시흥부터 서울 여의도를 잇는 복선전철로 44.7㎞ 규모다. 2024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시흥부터 서울 여의도를 잇는 복선전철로 44.7㎞ 규모다. 2024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신안산선'으로 분위기 반전 꾀한다

장상지구는 시작부터 땅 투기의혹이 발생하며 사전 선호도조사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어두운 분위기와 낮은 기대감은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수도권 핵심교통망으로 평가되는 ‘신안산선’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교통호재는 신도시 예비청약자와 수요자들의 눈길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산신도시는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과 장하동, 부곡동 일원에 면적 221만3319㎡, 주택 1만4000호, 인구 3만3000 규모로 조성된다. 시행은 경기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안산도시공사 등이 진행한다. 사업은 2026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장상지구는 서울 도심으로 이동이 불편한 것이 큰 단점으로 꼽힌다. 서울 서남권 경계선과의 거리는 10㎞에 달한다. 안산시 자체에서도 중심생활권에서 멀다. 하지만 2024년 예정된 신안산선 장하역 도입이 확정되면서 우려는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시흥부터 서울 여의도를 잇는 복선전철이다. 44.7㎞ 규모로, 2024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기존 안산 한양대역에서 여의도까지 소요시간은 무려 1시간40분이다. 이번 신안산선을 이용하면 25분으로 대폭 감소될 전망이다.

신안산선을 중심으로 환승시스템도 구축한다. 지상 1층에는 환승시설, 지하 2층은 환승주차장을 설치하고 숙박·상업시설 등 복합 환승센터를 건설해 장상지구의 대표 관문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신안산선 장하역이 들어오면 인근 대중교통 연계성이 강화돼 시민 교통편의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산시의 미래계획에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장상신도시는 대규모 택지지구로 신안산선 개발호재 기대감이 크다”며 “안산과 광명사이에 위치해 서울 서남권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 장상신도시의 예상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이다. 상록구 월피동에 분양된 ‘현대2차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4억1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안상 장상신도시의 예상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이다. 상록구 월피동에 분양된 ‘현대2차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4억1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사진=고정빈 기자

◆예상 분양가 3.3㎡당 1400만~1500만원

기자는 편의점 옆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진행상황을 물었다.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장물 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토지보상 진행 상황률도 0%에 가깝다”며 “LH 임직원의 땅 투기로 인해 모든 신도시 사업진행이 늦어진다. 장상지구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앞에 화분이 많았던 다른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예상 분양가를 물었다.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안산은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많아 분양가를 예상하기 힘들다”며 “3.3㎡당 1400만~1500만원 정도로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이번엔 조금 떨어진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E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매물잠김현상이 심화됐다”며 “매매는 당연하고 전세 매물도 안나온다. 신도시조성으로 인한 기대감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민들의 반응을 살폈다. 인근 마트에서 나오던 주민 F는 “신도시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당연히 매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이 상승한 곳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록구 성포동에 위치한 ‘주공10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75㎡(10층)은 2006년 2월 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9월 같은 면적은 5억25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무려 3억9500만원(303%) 상승한 셈이다.

다른 자치구도 큰 변화를 나타냈다.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 분양된 ‘현대2차아파트’ 전용면적 84㎡(5층)은 2019년 3월 1억69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달 같은 면적은 4억1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2년 만에 2억4600만원(145%)이나 올랐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장상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정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안산시 제공
윤화섭 안산시장이 장상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정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안산시 제공

◆3단계 도시로 진화… '누구나집' 적극 도입

안산시는 데이터센터 설립이 예정돼 풍부한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첨단산업 중심 도시로 탈바꿈해 3단계 도시로 진화할 전망이다. 무주택자들을 위한 다양한 보금자리도 마련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누구나집’ 사업을 도입해 적극 활용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산시에는 ▲카카오 ▲세빌스코리아 ▲KT  등 3개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진행했다. 4000억원 규모 비용을 투입해 6EB(엑사바이트) 저장규모 데이터와 산학 협력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8000억원 생산유발효과와 2700여개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세빌스코리아는 4000억원을 투입해 안산시에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한다.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데이터센터 입주지원과 사후관리를 운영할 예정이다. KT도 8000억원 규모 해외자본을 유치해 안산시에 KT인터넷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 시설을 건립한다.

신도시 조성 외에도 전 세대 무주택자를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윤 안산시장은 올 8월 안산시 공식 유튜브에서 “다양한 계층과 세대간 융합을 중시해 주거권을 보장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무주택자 주거복지 강화를 위한 누구나집 프로젝트 등 주택공급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산시는 고잔신도시 개발 등 2단계 발전사업에 이어 3단계 도시발전 사업을 진행한다”며 “이번 신도시 사업은 중장기 도시발전 계획에 중요한 부분이다. 도시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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