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로드맵… 공공개발로 국내기업 참여 유도
누리호 계기, 정부 주도에서 민간기업으로 주체 전환
한화·KAI·LIG넥스윈 등 기업 역할 증대될 전망

정부가 우주 비즈니스 시대의 포문을 열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정부가 우주 비즈니스 시대의 포문을 열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정부가 위성항법시스템(GPS) 개발 등 2035년까지 총 3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우주개발 사업안을 공개했다. 그동안 민간기업 참여가 제한적이었으나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진출 활로 열렸다… 이제는 K-우주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10년 후 우주 비즈니스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한 우주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우주개발 참여를 유도하고 초기 수준에 머문 우주산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판을 펼친 것이다.

해외의 경우 민간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을 중심으로 세계 우주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달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00㎞ 상공에 도달하는 비행을 마치며 뉴 스페이스 시대에 첫발을 뗀 상태다.

정부는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핵심 기술을 민간에 완전 이전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기술 도입이 어려운 우주 분야에서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동시에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대표 우주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이에 공공 개발로 기업의 우주개발 참여 기회를 넓힌다. 2022~2031년까지 공공목적의 위성 총 170여기를 개발해 위성개발과 연계한 총 40여회 발사를 추진한다. 나로우주센터는 민간기업 전용 발사장이 들어설 예정으로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탈바꿈한다. 

이날 함께 추진계획이 의결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은 국내 우주개발 이래 최대 업으로 내년부터 14년간 총 3조7234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KPS는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기존 정부 주도 하에 우주산업은 민간기업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맞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기존 정부 주도 하에 우주산업은 민간기업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맞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우주산업 활성화, 국내 기업엔 기회의 장

정부는 KPS를 개발해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규 산업의 촉진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계획이 공개되면서 업계는 체계적인 우주산업 추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국내 우주산업은 누리호를 계기로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맞았다. 그만큼 민간기업의 참여가 돋보였다. 국가 단위 사업인 누리호 프로젝트엔 약 300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 누리호 심장을 담당하는 75톤급 중대형 액체 엔진을 제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장을 건립한 현대중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그룹은 누리호를 계기로 사업영역을 우주·항공 분야로 확대했다. 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국내 최초 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 등의 역량을 한데 모은 우주산업 핵심 컨트롤타워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해당 조직이 그룹의 우주산업 전반을 책임진다. 또한 (주)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들 기업은 내년 다시 추진될 예정인 누리호 2차 발사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KAI 역시 정부 육성안에 힘입어 미국 나사(NASA)처럼 국내 우주산업에서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의 경우 KPS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은 정부가 추진하는 KPS 개발사업에 힘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의 경우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진출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누리호 역시 2010년 개발을 시작해 올해까지 장기간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민간기업 활약이 두드러지는 등 그간 우주방위산업 분야의 진출 장벽이 허물어진 모습”이라며 “정부의 구체적 육성안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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