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연 3.26%
신용대출 금리, 연 4.15%에서 4.62%로, 0.47%포인트 상승
주택시장 매수심리 위축 전망, 지난주 매수우위지수 73.5
주택 구매수요 위축·거래량 감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시장 '거래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시장 '거래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국은행이 가중되는 가계대출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대출규제 강화와 대출한도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거래절벽’에 대한 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1.00% 돌파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유지되던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렸다. 기준금리는 현행 0.75%에서 1.00%로 0.25% 인상됐다.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한은의 ‘2021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은 연 3.26%다. 전월(3.01%) 대비 0.25%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4.15%에서 4.62%로, 0.47%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9년 3월(4.63%) 이후 최고로, 오름폭도 지난해 12월(0.4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변동이 반영된다. 지난달 코픽스는 전월(1.16%) 대비 0.13%포인트 오른 1.29%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1%를 돌파한데 이어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4~5% 수준으로 설정했다. 이에 대출금리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이달에도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지표가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되며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향후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되며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거래절벽 우려 심화

금리인상 여파로 인해 부동산시장 매수 심리가 한층 더 위축될 전망이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73.5다. 해당 지수가 100이하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거래량 역시 하락세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2월 8만2890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 9월(4만3143건)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4만857건으로 줄었고 이달(23일 기준)에는 1만1668건으로 급감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올 1월 5796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수는 올 9월 2700건으로 감소했다. 8개월 만에 3096건(53%) 줄었다. 이달(26일 기준)에는 454건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라 대출규제까지 강화된다면 거래절벽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100일  앞으로 다가운 대통령 선거도 정책 불확실성을 높여 거래 위축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은 가계 이자부담과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부동산 구매수요 위축과 자산가격 상승 둔화,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되며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당분간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인상이 거래량에 모든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금리인상은 대출규제와 맞물려 있다. 대출규제 강화로 인해 거래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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