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해소 위해 채택
의사와 환자간 신뢰 형성·의료 접근성 향상
한국, 1차의료 인력충원·지원체계 마련돼야

국가는 발전할수록 지식산업을 통한 혁신성장을 도모한다. 의료는 기술과 지식의 집합체다. 기술발전과 제도혁신이 일어나면 의료서비스 질도 향상된다. 의료서비스 수준이 그 나라 발전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정부·의료관계자·국민 모두 의료산업에 관심이 높아졌다. 선진국 의료혁신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스웨덴은 도시와 농촌 간 의료서비스 차이가 커지자 문제 해결을 위해 주치의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로 주민이 적은 시골지역 사람들도 원활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모든 국민에게 주치의를 배정한 스웨덴은 1차 의료로 환자 건강을 돌보고 중증 이행을 막는다.

◆모든 주민, 거주지 상관없이 주치의 자유롭게 선택

스웨덴 정부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3년 ‘가정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주치의제도를 도입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사진=픽사베이
스웨덴 정부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3년 ‘가정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주치의제도를 도입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사진=픽사베이

1989년 스웨덴 보건의료 통계자료에 따르면 1차 의료를 담당한 약 2250명 민간개업의 중 37%가 수도 스톡홀름에서, 12%가 남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말뫼후스에서 활동했다. 주민이 적은 시골 지역에서는 민간개업의가 매우 적어 의사를 만나기 힘들었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3년 스웨덴 정부는 ‘가정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주치의제도를 도입했다.

한국사회법학회가 발행한 “스웨덴 주치의제도에 관한 법적 고찰(2021)”에 따르면 이 법에서 주치의 자격과 업무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총 27개 세부사항을 조문으로 규정했다. 또 란스팅(광역자치단체)의 주치의 관리과 감독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 제도를 시행한 후 발생한 문제를 2010년 ‘보건의료서비스법’ 개정으로 보완해 지금의 주치의제도를 완성했다.   

보건의료서비스법에 따르면 모든 주민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자신의 주치의 또는 병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각 주민에게 배정된 예산은 그 주민의 주치의가 속한 병원으로 지급된다. 이로써 거주지에 상관없이 지역주민이 자유롭게 주치의 또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됐다. 그간 문제가 됐던 의료비 지급을 둘러싼 갈등도 해결했다.

◆유전적인 배경·위험요소 가능성 있으면 예방 상담

2010년 만들어진 보건의료서비스법에 따르면 주치의는 환자 진료와 처방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왕진을 한다. 어린이 성장과정도 정기적으로 살핀다. 사진=픽사베이
2010년 만들어진 보건의료서비스법에 따르면 주치의는 환자 진료와 처방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왕진도 한다. 어린이 성장과정도 정기적으로 살핀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제도 변화는 지역 간 의료서비스 제공 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 형성과 의료 접근성 향상으로 의료서비스 질이 높아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자료에 따르면 1993년 스웨덴은 각 가정에 ‘선택용지’를 보내 주민이 자신의 주치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63%가 적극적으로 응했다. 전 국민의 63%가 자신이 원하는 의사를 주치의로 갖게 됐다. 나머지 37%는 관리 사무처가 담당 주치의를 배정했다.

주민은 원하는 경우 언제든지 다른 주치의로 바꿀 수 있다. 현재 1인당 한 명의 주치의가 배정됐다. 2010년 만들어진 법률에 따르면 주치의는 ▲환자 진료와 처방 ▲필요에 따른 왕진 ▲유전적인 배경과 위험요소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예방 상담 진행 ▲환자와 전화상담을 한다. 이외에 ▲예방접종을 포함해 0~6세 어린이의 성장과정을 정기적으로 살피고 ▲산모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전문간호사의 자문에 협조한다. 

또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의 전문의·심리학자·사회학자·재활치료사·물리치료사·영양사 등 다른 분야 전문인에게 소견서를 보내 병가 증명서를 작성하는 것도 주치의 몫이다. 환자에 관한 모든 것은 정확하게 의무기록에 남겨야 한다.

◆한국, 지역사회서 일할 간호인력 확보 등 지원 필요

스웨덴의 주치의제도 성공사례에 국내에서도 이 같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웨덴 사례에서 알 수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활한 1차 의료라서다.

국내 의료계 관계자는 “1차 의료를 맡은 주치의는 건강증진, 질병예방, 만성질환관리 등 지역사회에서 주민의 건강 전반을 담당한다”며 “이런 기반을 구축하면 환자는 자신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큰 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만 모든 선진국이 주치의 제도 도입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며 “우리나라에 주치의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1차 의료를 담당할 인력 충원, 지역사회에서 일할 간호 인력 확보, 지원 체계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