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 속 현지 생산으로 고객사 수요 대응전략
인텔은 EU에 공장설립, 삼성전자는 미국 제2 공장 확정
파운드립 기업 간 경쟁 치열… 현지 수요확보에 총력전

TSMC가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자국 생산 강화에 나서는 점을 고려해 현지 진출에 속력을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TSMC가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자국 생산 강화에 나서는 점을 고려해 현지 진출에 속력을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공장) 업계 1위를 달리는 대만 TSMC가 미국과 일본에 이어 독일 진출에 속도를 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라 호 TSMC 아시아 유럽 담당 수석 부회장은 1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기술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 정부와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초기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과 인센티브를 논의하거나 공장 부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면서 최종 결정까지 독일 정부의 보조금이나 고객 수요, 인재 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TSMC는 지난해부터 생산공장 현지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공급난 문제와 국가 안보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반도체 자국 생산 강화에 나서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지 공장에서 적기에 생산 물량을 확보하며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조만간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에 나선다.

인텔도 올해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유럽엽한(EU)에 최소 2곳의 공장 설립을 약속한 상태다. 이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에 200억달러(약 24조원) 규모의 공장 두 곳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내년 상반기 중 반도체 생산 촉진 전략 중 하나로 유럽 반도체법을 공개할 방침으로 TSMC, 인텔 등 해외 반도체기업의 공격적인 현지 시설 확충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1위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미국 제 2공장 증설 계획을 마무리 짓고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1위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미국 제 2공장 증설 계획을 마무리 짓고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들이 현지화에 속도를 내면 삼성전자는 신규 고객 유치에 난항을 겪을 우려가 높다. 삼성전자와 TSMC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벌어진 격차도 부담이다.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17.3%에서 3분기 17.1%로 0.2%포인트 하락하면서 TSMC와 격차가 벌어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TSMC 매출액은 148억8400만달러(약17조5200억원)였다. 점유율은 53.1%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48억1000만달러(약 5조6500억원) 매출을 올리며 2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17.1%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기감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제2공장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공장(P2)이 가동을 시작했고,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평택캠퍼스 P3(제3공장)까지 완공될 경우 국내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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