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 지난해 12월 충칭공장 가동 중단
판매량 감소, 공장 매각 등 현지사업 부침 지속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현지 공장 한 곳을 매각한 데 이어 추가로 공장 한곳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는 그간 부진 탈출을 위해 전기차를 앞세워 점유율 회복을 노린다.
24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합작사인 베이징현대 충칭공장이 지난해 12월 생산을 중단했다. 베이징현대는 해당 공장을 포함해 베이징 2, 3 공장, 창저우 공장 등 중국에서 4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기존 베이징 1공장도 운영했지만, 중국 시장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019년부터 가동을 중단했고, 지난해 10월 신생 전기차 업체 ‘리샹(리오토)’에 매각했다. 1공장 처분 후에도 전체 생산량은 135만대 가량으로 판매량을 앞질렀다.
실제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3% 줄어든 38만5000대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7%까지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부진과 생산 과잉 등이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이다.
현대차 측은 “충칭공장은 소형차 위주 생산공장으로 중국 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상품 라인업 효율화와 상향화 전략에 따라 잠시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며 “점유율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북미와 유럽에서 상승세를 타, 유럽의 경우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했고, 북미 시장에서는 혼다를 제치고 판매량 기준 5위에 올랐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세 번째 전기차인 ‘GV70’ 모델을 중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간 1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271만대로 급증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전기차 신차 모델을 중국에서 최초로 공개한 것도 중국이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전용 전기차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13개의 전동화 라인업을 갖춰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아 역시 중국사업 반등을 위해 지난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정부 청사에서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섰다.
기아는 협약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낼 방침이다.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제품군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시장 판매 목표를 각각 37만대와 18만5000대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이미 테슬라를 비롯 글로벌 업체의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판매량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지 주 소비자층 연령대가 낮아지는 만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