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일본 자동차시장 틈새 공략 적기
넥쏘·아이오닉 5 친환경차 라인업 내세워
현지 공식 판매망 없어 '온라인판매' 주력

현대자동차가 올해 넥쏘, 아이오닉 5 등 친환경차를 내세워 일본 자동차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올해 넥쏘, 아이오닉 5 등 친환경차를 내세워 일본 자동차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시장에서 철수한 지 12년 만에 재진출을 선언했다. 그동안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이를 갈아 온 현대차는 올해 친환경차를 열도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웠다.

◆도요타·혼다 본진, 전기·수소차로 공략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진출 이후 약 1만5000대라는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2009년 말 철수했다. 절치부심한 현대차는 당시 승용차사업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현대차는 올해 일본시장에서 친환경차 넥쏘, 아이오닉 5를 출시할 예정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그간 일본시장에서 해외브랜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5.4%에 불과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은 뚜렷했다. 기존 내연기관차가 주를 이뤘던 시절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철옹성 같던 일본 완성차시장에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완성차업계에서 전기차 등이 주류로 떠오르자 일본 브랜드의 경쟁력은 뒤처졌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의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모델 위주로 구성됐다. 시장 변화의 대응이 다소 느린 모습이다.

현대차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적기로 판단했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공백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일본 차량 연간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1% 미만으로,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8610대다. 전년(3200대) 대비 늘어난 규모다.

◆판매 방식도 새롭게, 온라인 판매 도입

일본 내 전기차 점유율이 미미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대차의 과감한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새로운 친환경차 라인업뿐 아니라 판매 방식도 변화를 줬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가능한 이른바 ‘원스톱 온라인 세일즈 마케팅’이다. 현지에는 회사의 공식 판매 대리점과 딜러가 없다. 대안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선택했다.

최근 미국 테슬라와 스웨덴 폴스타 등 수입차 브랜드도 100% 온라인 판매를 진행한다. 업계는 한국과 일본 간 거리가 가까워 온라인 위주 판매 전략이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일본 주요 지역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세워 오프라인으로 브랜드 체험과 구매 지원, 정비·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아이오닉 5나 넥쏘를 구매한 소비자는 애니카 플랫폼을 통해 카셰어링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일본 판매량은 단기간 내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회사의 판매 방식 변화가 핵심이다. 현지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각인에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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