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취약점 드러내, 보호무역 심화에 탈세계화 가속
기업 디지털화 촉진했지만, 부문간 임금격차 더 벌어져
정부, 이번주 포스트코로나 진입… 곧 안착기 전환 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경제 전 영역에서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코로나19 등장 후 3년.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와이어는 2022년 창간 7주년을 맞아 팬데믹이 바꾼 변화를 살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한국경제가 상승과 추락의 갈림길에 섰다. 보호무역주의와 역내교역 심화로 커진 탈세계화 흐름은 무역중심의 한국경제에 호의적이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산업·직업구조의 개편과 함께 신기술·신규일자리가 창출됐지만, 부문간 고용·임금격차가 확대되면서 발생한 사회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다.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펴 포스트코로나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해상 고운임과 연말 늘어난 물동량으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해상 고운임과 연말 늘어난 물동량으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팬데믹이 만든 탈세계화, 한국에는 악재

탈세계화 현상은 팬데믹을 만나 더욱 심화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탈세계화 조짐이 보이더니, 팬데믹의 등장으로 앞당겨진 모양새다. 팬데믹으로 발생한 생산차질과 핵심물자 공급부족은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급망 단계마다 차질이 발생했지만, 적은 재고관리로 수요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신흥국의 생산공장들은 낙후된 의료체계 탓에 코로나19가 조금만 퍼져도 가동을 멈췄다. 

글로벌 공급망에 관한 신뢰에 금이 갔고, 주요 국가는 자국우선주의 입장에서 보호무역주의와 역내교역을 강화했다. 한편으로는 감염병 방지를 내세워 인적교류를 제한했다. 

일부 국가는 해외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을 추진해 자국중심의 공급망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팬데믹이 각국이 자유무역과 역외교역, 인적교류에 빗장을 걸면서 탈세계화가 심화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탈세계화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원자재를 수입하고 이를 활용해 완성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다. 탈세계화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상황에 맞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촉진시킨 디지털화는 키오스크, 무인점포, 로봇점원 도입을 불러왔고,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가 촉진시킨 디지털화는 키오스크, 무인점포, 로봇점원 도입을 불러왔고,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사진=픽사베이

◆디지털화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팬데믹은 전 영역의 디지털화를 촉진시켰다. 팬데믹 이전 기업의 디지털화가 '시늉'만 하는 수준이었다면, 본격화한 후에는 기업의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이다. 

디지털화가 심화한 배경에는 비대면 중심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대면접촉을 꺼리고, 비대면으로 모든 소비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은 소비자 니즈에 맞춰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섰고, 큰 규모의 기업은 판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플랫폼을 구축했다. 디지털화로 재미를 본 기업들은 판매 외 영역에서의 디지털화도 손을 댔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챗봇을 구현하는 등 고객편의성을 높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다.

디지털화가 심화하면서 산업과 직업구조가 개편되고, 동시에 신규일자리가 탄생했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댄 배달노동자, 단기노동자가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디지털화는 비대면 소비문화를 만나 키오스크, 무인점포, 로봇점원 도입을 불러왔고,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고숙련 직업군 수요는 증가를 불렀다. 부문간 고용·임금격차가 커지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번주 결론… 포스트코로나 시대 성큼

코로나19 유행이 차츰 수그러들면서 정부가 일상회복 '안착기' 전환을 검토한다. 신규확진자는 지난달 18일 11만8054명을 기록한 후 감소해 16일 기준 2만명대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번주 중 신규확진자 수 추이와 의료여력 등을 기준으로 '안착기' 전환을 최종 논의해 결정한다. 안착기로 전환되면 확진자 격리의무가 해제돼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진입한다.

정부가 안착기 전환시점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행기 4주를 감안하면 이달 23일부터 안착기 전환이 예상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분명한 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활짝 열려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도 명확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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