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 가능성, 국내 전력수급 우려 커져
정부·업계·전문가, 다음 달 대책마련 회의 예정

실내 냉방가동률이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공급 우려가 커졌다. 이달 초 30%대를 유지하던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실내 냉방가동률이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공급 우려가 커졌다. 이달 초 30%대를 유지하던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여름 전력 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른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력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3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30%대를 유지하던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전력 예비율은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전력을 의미한다. 업계는 예비율이 10% 이상 유지돼야 발전소 가동 중단 등 비상상황에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지난 23일 우리나라에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다음날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랐고, 전력사용량도 급증했다. 24일 오후 6시 기준 최고전력량은 7만257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날 최대전력량 6만5408㎿와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력 예비율은 12.8%까지 떨어졌다. 이달 1일 39.9%였던 전력 예비율이 10%대로 하락한 것으로 앞으로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실내 냉방 가동률도 오를 전망이다. 전 세계가 현재 이상고온현상에 시달리는 등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던 2018년 7월 최대전력량은 9만2478㎿를 기록했다.

예비전력이 55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단계별 전력수급 비상조치에 들어간다. 그동안 예비전력량이 5500㎿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력공급에 필요한 원자재값이 뛰면서 전력공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석탄발전 비중을 점차 줄여가는 가운데 글로벌 원료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등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급격히 늘리기 쉽지 않다”며 “전력공급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는 한 관련 문제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 다음 달 2일 여의도 한전 전력기반센터에서 한전을 비롯한 전력거래소, 기상청 등 관계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력수급 전문가 자문 태스크포스(TF)’와 올여름 전력수급 전망에 따른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TF는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등 국내 전력수요 역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최대 전력량과 공급예비율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의견을 조율해 오는 7월 최종 전력수급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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