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대출 전년 대비 8.1%↑
저축은행·대부업 중심으로 가팔라
2금융권 대출 가진 다중채무자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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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출이 막힌 수요자들이 저축은행, 대부업 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가속화하고 있다.

다중채무자도 함께 늘어나면서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도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은행권보다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은 은행권에 비해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상승기에 대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진선미(더불어민주당·서울 강동구갑)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금융업권별 대출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업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6.3%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권보다 2~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2금융권은 8.1% 늘었다.

특히 저축은행과 대부업의 가계대출 총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12월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총액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40조1810억원이었다.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대부업은 12.2% 증가한 10조3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 역시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03조16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보험, 상호금융, 여전사의 가계대출 총액 증가세는 전체 업권 가계대출 총액 증가세를 밑돌았다. 지난해 보험의 가계대출 총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65조5308억원이고, 상호금융은 4.9% 증가한 309조544억원, 여전사는 3.2% 증가한 116조2022억원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2금융권 대출을 가지고 있는 다중채무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다중채무자 수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450만2000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채무자가 1.5% 증가한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다중채무자 중에서도 제2금융권 대출을 끼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전년 대비 4.3% 늘어 413만8000명에 달했다.

다중채무자의 가계대출의 총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600조6000억원으로, 제2금융권 대출을 가지고 있는 다중채무자의 가계대출 총액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523조5000억원이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2금융권은 1조4000억원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늘어난 데다 은행보다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5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조8000억원 늘었다. 4월 가계대출 증가액(1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업권별로 보면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4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여전사·저축은행·보험 업권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여전사와 저축은행, 보험업권은 각각 1조원, 6000억원, 3000억원 증가했다. 

2금융권 이용 고객에는 중·저신용자가 많고 은행권보다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상승기에 대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보다 소폭 확대된 가운데  2금융권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도 지속되고 있다"며 "2금융권 내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만큼 대출 부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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