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 유지를 찬성 다수(찬성 8명, 반대 1명)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회의 결과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행 홀로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영란은행(BOE) 0.25%포인트, 스위스 중앙은행(SNB) 0.5%포인트, 브라질 중앙은행 0.5%포인트 등 세계 각국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달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달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지난 9일 예고했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을 0.25%로 정하고, 이 이상 오르면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제로금리’를 유지 중이다. 이에 엔화값은 계속 떨이지고 있다. 엔화는 1998년 10월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일시 달러당 135엔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1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35.22엔 부근까지 뛰었다. 매월 말일 오후 5시 기준 엔화 환율은 2월 115.5엔→3월 121.64엔→4월 130.6엔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미 연준의 긴축 기조에 미 국채 금리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치 하락을 막으려면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수정해야 하지만 일본은 아직 인플레이션 무풍지대 속에서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 중이다. 일본의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5%로,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 흐름에 비춰봤을 때 비교적 낮은 편이다. 지난 4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7.5%,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8.3%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