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미 프린스턴대 교수 겸 KIAS 석학교수
日 수학천재 히로나카 교수 만나 인생길 전환
"수학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하는 과정"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 핀란드에서 열린 2022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필즈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 핀란드에서 열린 2022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필즈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한때 시인을 꿈 꿨던 수학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39)가 5일 핀란드에서 열린 2022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했다. 

필즈상(Fields Medal)은 수학계에 중요한 공헌을 한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수학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수학분야 최고 권위 상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수학계 난제를 잇달아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허 교수는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 천재지만 학창시절 수학으로 칭찬받는 일이 거의 없었고 스스로 수학을 잘 하지 못한다고 여긴 것으로 알려진다. 

수학에 대한 그의 생각이 바뀐 것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반 때 1970년 필즈상을 수상한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91)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다. 

허 교수는 당시 시인을 꿈 꾸며 생계유지를 위해 과학 전문 기자가 되려 했고 서울대의 노벨상급 석학초청사업으로 초빙된 히로나카 교수를 인터뷰하겠다는 생각에 그의 강의를 수강했다. 

대학 졸업 뒤 그는 본격적으로 수학자에 길로 들어섰다. 곧바로 서울대 수리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를 했고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허 교수는 조합 대수기하학 기반의 연구들을 통해 수학자들이 추측 형태로 제시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해 왔다. 특히 수학계 대표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을 일찍이 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에 대한 강력한 직관을 바탕으로 조합론 난제들을 공략하는 등 두 분야 모두에 정통한 수학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허 교수의 연구 업적들은 정보통신, 반도체 설계, 교통, 물류, 기계학습, 통계물리 등 여러 응용 분야의 발달에도 깊이 기여해 왔다"고 밝혔다.

허준이 교수는 "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이라며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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