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바로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해 격려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바로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해 격려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당시) 정부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게 피살되고 소각된 사건의 감춰졌던 충격적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라며 “이대준 씨가 사살되기 약 6시간 전에 우리 군은 생존 사실을 파악했지만 대응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한가했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군은 3시간이 지나서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추락 추정 사고로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서면보고를 했습니다”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이 위중한 순간 군이 늑장 보고를 한 것도 문제지만, 보고를 받고도 대통령이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더 충격적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은 “그 순간까지 이대준 씨는 살아있었지만 현재까지 나온 팩트를 종합하면 정부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라며 “이대준 씨가 피살된 후에야 대통령실은 관계장관회의를 열었습니다. 이후 국정원은 물론이고 군에서도 기밀 문서 일부를 선택적으로 삭제했습니다. 그 중요한 시간에 우리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은 무슨 목적으로 기밀을 삭제했던 것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오 시장은 “지금 ‘원본이 삭제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당시 어떤 국기문란 행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사나 수사를 통해 철저히 가려내면 될 문제입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 하는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 개개인이 자유 일부를 위임하고 국가의 통제를 따르는 건, 자신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받기 위해서입니다”라며 “국민 생명 보호는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씨가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뒤. 다음날 북한군 영해에서 북한군에게 발견돼 사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일이다. 

한편,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은 당시 이씨가 자진 월북을 한 것이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가 정권이 바뀐 지난달 16일에는 자진 월북 정황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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