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감면, 혜택 대상은 극소수
실적 역대급인데 감면 금액 작아
고금리에 2분기도 실적 장밋빛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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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에 은행권이 잇달아 대출금리를 내리는 등 눈치보기에 나섰지만, 정작 금리 인하 혜택을 보는 대상은 극히 일부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 효과는 미비한데, 은행이 생색만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리 감면 나섰지만 대상 극소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달 초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신규 취급 고객에게 각각 최대 0.35%포인트, 0.30%포인트 금리 인하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취약계층을 위해 6월 말 기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해 1년간 지원한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이들은 적어보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주담대(분할상환식 기준) 평균 금리는 4.04%로, 주담대 금리 5% 이상인 비중은 0.30%에 불과하다. 또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5%로 감면된 금리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

나머지 은행들도 일찍이 당국 눈치보기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1~8등급 고신용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가감조정금리를 9~10등급에도 확대 적용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포인트, 0.55%포인트 낮춘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11일부터 '하나(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들의 금리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대출 만기가 됐을 때 연 7%를 넘는 금리를 최고 1%포인트까지 삭감해주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앞으로 대출 금리가 더 오르면 혜택을 받는 이들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마저도 은행들의 역대급 실적에 비하면 감면 금액은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4944억원에 달했지만 신한은행의 금리 감면 혜택 대상 고객은 3324명이며 이들의 대출 잔액은 3300억원 수준이다. 

생색내기 수준의 금리 감면에 이미 고금리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은행의 실적은 여전히 장밋빛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2분기 예상 순이익은 4조5938억원으로 전년대비 3572억원(8.4%)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여론의 눈치를 보고는 있지만 아직 금리인하를 체감하는 대출자들이 적은 만큼 '이자 장사' 비판은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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