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성남FC 후원 대가 분당타워 땅 용지변경 청탁"
경찰, 사업 주도한 성남시 공무원·전 두산건설 대표 입건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산건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그룹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산건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그룹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의혹과 관련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은 경찰이 “성남 FC 축구단이 받은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다”며 기존 무혐의 결론을 뒤집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광고비가 이 대표 측근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봤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은 이 대표가 받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1년 만에 뒤집혔고, 이 대표에 적용된 혐의는 ‘제3자 뇌물공여’ 혐의다. 

주목되는 것은 두산그룹이 특혜를 받은 사실이 일부 드러났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5년 두산건설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바꿔주는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성남FC 구단에 50억가량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성남시가 두산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유치하고, 두산이 소유한 병원 땅을 상업용으로 바꿔 용적률을 3배 높여준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용도가 변경된 땅에 ‘두산타워’를 짓고, 현재 부동산 가치는 급상승했다. 

두산은 이와 함께 계열사를 설립해 완공 직전 건물을 매각하고 675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1월 분당두산타워를 6200억원에 계열사인 분당두산타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두산건설이 용도 변경을 허가해주면 성남FC에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올해 5월 성남시와 두산건설 본사를 압수 수색한 바 있다.

성남FC는 이 대표가 구단주로 있던 국내 프로축구팀이다. 경찰은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2차 수사를 진행해왔다. 수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을 토대로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성남시청 공무원과 전 두산건설 대표였던 이 모 씨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입건됐다. 경찰은 재수사에서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다른 기업인 네이버와 농협, 분당차병원 등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수사 결과가 뒤바뀐 데 대해 “보완수사 과정에서 임의·강제수사로 확보한 자료를 검토했고, 여러 판례를 분석해 종합한 결과”라고 밝혔다.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만큼 두산그룹에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과거 박근혜 정권 때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삼성을 포함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연루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두산이 제공한 후원금이 이 대표 측에 흘러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뇌물수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의혹 관련 두산그룹 전체로 수사가 확대될지는 앞으로 검찰 수사 향방에 달렸지만, 현재 두산그룹과 연관성이 없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그룹 회장이었던 박용만 전 회장은 그룹과 관계를 정리한 후 두 아들과 독립해 나왔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말 사모펀드에 매각돼 그룹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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