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당기순익 1조6243억원… 전년比 8.7% 증가
작년 말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수익 오히려 상승
수수료 인하 목소리 커지자… 카드업계 "시기상조"

신용카드 [서울와이어DB]
신용카드 [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할부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의 우려와 달리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데다 하반기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 포인트 증가한 1조6243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면서 카드 할부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게 주효했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함께 올라 순익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예상 밖 실적에 전업카드사는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작년 말 금융당국은 연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0.3% 내린 0.5%로 인하했다.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 1.1%, 5억~10억원 가맹점은 1.25%, 연매출 10억~30억원 가맹점은 1.5%로 각각 낮췄다.

당시 전업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중요한 부분이 가맹점 수수료 수익(114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업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 가맹점 수수료가 반대로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얘기다.

소비심리가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수수료 규제 목소리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수수료는 리볼빙이 거론된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으로 돌려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를 뜻한다.

문제는 이월된 금액에 관한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데, 보통 이월된 금액에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작년 기준 리볼빙 평균 이자율은 17.3%로 법정최고금리를 웃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7월 카드·캐피탈사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리볼빙 제도에 관해 불완전판매 우려를 나타내고 개선방안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보복소비 등으로 매출이 늘어난 게 가맹점 수수료 수익 증가의 원인이다. 이익을 적게 보면서 많이 판매하는 박리다매 느낌"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를 거론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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