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5일 기존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한국은행은 25일 기존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도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덩달아 불어난 이자 부담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어 부채 위기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기존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응하기 위해 위한 조치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1년간 2%포인트 인상했다. 이 기간 동안 가계가 추가로 짊어진 이자 부담만 해도 26조원에 이른다.  한은의 물가 중심 통화정책으로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규모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9000억원(카드사용액 포함시 1869조4000억원)에 이른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씩만 올라도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3조40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한은이 1년간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상한 것을 고려하면 단순계산으로 1년 새 늘어난 이자 부담 규모만 해도 27조원이 넘는다.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30만원에 달하는데,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실제 빚 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들의 신용위험은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출잔액 기준으로도 다중채무 비중은 31.9%에 달한다. 이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제 2·3금융권에 몰려 있어 빚 부실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분기 말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 가운데 76.8%는 저축은행에 집중돼 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배 이상 높다. 지난 6월 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시중은행이 연 4.23%, 저축은행이 연 9.79%다. 신용점수가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법정 최고 금리(연 20%)에 근접한 연 19.9%의 금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점으로, 고금리 여파로 인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연말 2.75~3.0% 기준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달부터 은행별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공개하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행된 만큼, 일각에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마냥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일부 은행에선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취약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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