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국 왕실과 '오랜 인연' 주목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남미에 이어 영국으로 향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선 이 부회장은 지난 6일부터 멕시코와 파나마 등지 일정을 소화하고, 영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영국에서 경영 현안을 챙기며 비즈니스 미팅을 조율 중이다. 당초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이날 해외 순방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1984년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영국에 진출한 이후 영국 왕실과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2006년에는 삼성전자가 영국 왕실 TV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TV와 냉장고뿐만 아니라 세탁기·식기세척기·에어드레서 등 생활가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5년 삼성전자의 영국 윈야드 가전공장 준공식에서 직접 축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여왕이 외국 기업 행사 공식 연설을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엘라자베스 2세 여왕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생산 가동 스위치를 함께 눌렀다.
재계는 이와 별개로 이 부회장이 영국에서 ARM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주목하고 있다. ARM은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설계를 기반으로 AP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대형 인수합병(M&A) 추진 상황에 대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ARM도 인수 후보군 중 하나다.
현재 ARM 인수가가 최대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영국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제 2파운드리 공장 착공식 참석도 유력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해당 공장에 총 170억달러(약 21조원)를 투입할 예정으로 가동은 2024년 하반기가 목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 대통령과 현지에서 다시 만날지도 관심사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영국과 미국에서도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활발할 현장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병행할 방침으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22일 재판 일정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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