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감산 고려 안해, 증권가 내년 실적 기대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침체기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없이 '치킨 게임'을 밀어붙이면서 한편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결정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내년 이후에는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업체들 대비 우월한 수익성과 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다운 사이클 대응 방식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라며 "업황 회복 시 선제 투자의 결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후발업체들이 케펙스 하향이나 감산 폭 확대를 선택할 때 삼성전자는 물량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차별적인 공급전략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지난 27일 열린 삼성전자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에 따른 것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풋 투자를 지속하고, 업황과 연계해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조는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4% 줄었으나 향후 반도체 사이클이 다시 돌아올 것을 대비해 투자와 생산의 감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행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밝힌 ‘뉴삼성’ 기조와 보조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글로벌 대내외 여건 악화, 첨단 산업 패권 경쟁, 저조한 실적 등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 초격차와 인재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취임 소회를 적은 글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고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