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10년6개월 만에 최고 하락, 서울 25주 연속 내림세
분양가격 상승… "이대로 청약 계약 진행하는 것 의문이 든다"

전국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분양가는 올라 수요자들의 독박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전국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분양가는 올라 수요자들의 독박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분양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에 청약에 당첨된 수요자들의 독박 우려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47% 하락하며 지난주(-0.39%)보다 내림폭이 확대됐다. 전국 집값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기록한 최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0.46%)도 전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돼 25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지난해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노·도·강의 약세가 두드려졌다. 도봉구(-0.67%)는 방학·창동 위주로, 강북구(-0.63%)은 미아·번동 대단지 위주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노원구(-0.74%)는 월계·중계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짙어졌다.

인천(-0.79%)에서는 서구(-0.94%)가 신규 입주물량 영향이 큰 가정·신현·원당·당하동 위주로 집값이 떨어지며 가장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경기(-0.59%)도 마찬가지다. 의왕시(-0.93%)는 포일·내손·학의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안양 동안구(-0.92%)는 호계·비산동 노후 단지 위주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추락하는 한편 분양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505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HUG에서 분양 보증을 받은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평균적으로 계산한 가격이다. 지난 9월(1487만원)보다 1.3% 상승했다.

서울은 3.3㎡당 2806만원으로 전국에서 분양가격이 가장 비쌌다. 가장 저렴한 곳은 충북으로 3.3㎡당 분양가가 997만원이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평균 분양가격이 1000만원을 밑돌았다. 10월 분양한 민간 아파트는 2만1779가구로 지난해 동월(1만5696가구)보다 39%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도 꺾였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 수요자들의 관망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택시장 침체기 여파로 청약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집값 하락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이번에 청약이 당첨돼서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커졌다.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물론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하지만 과연 계약을 이대로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변에서도 청약 당첨자를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예전보다 줄었다. 집값이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데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겠다”며 “미분양도 늘어나는 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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