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최초 여성 CEO 배출, 사업역량 인정
R&D 분야 임원도 196명으로 역대 최대 인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LG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로 드러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중은 파격이었다. 과감한 신규 임원 승진에 여성임원까지 극적으로 늘리면서 미래가치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임원의 승진이 구 회장이 그리는 미래, 고객가치 실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발표된 LG그룹 계열사별 임원인사에서는 여성 최고경영자(CEO) 배출이 재계 관심을 끌었다. 4대그룹 최초로 오너일가가 아닌 여성이 상장사 CEO에 오르면서 성별, 나이를 신경쓰지 않고 고객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구 회장의 말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번 여성 승진자 중 임원급으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과 박애리 지투알 부사장 등이 임명됐다. 이들까지 임원직에 오르면 구 회장 취임 후 그룹 내 여성 임원은 2018년 29명에서 총 64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주요 여성 승진자들은 계열사들을 이끌만큼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임 사장은 LG생활건강 신입사원 공채 출신으로 생활용품사업부장과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 음료사업부장 등을 역임해 회사 전체의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LG생활건강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박 부사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울 무학여고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자동차판매를 거쳐 2005년에 부장으로 LG애드 기획15팀에 입사했다.
LG는 이번 인사에서 여성임원 확대와 더불어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다수의 임원을 배출했다. 연구개발 분야 신규 임원은 31명으로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그룹 내 전체 임원 중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었다.
이외에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외부 인재 영입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19명이 영입됐고 2018년 이후 현재까지 그룹 내 외부 인재는 총 86명으로 집계됐다.
LG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매해 급변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일관성 있게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