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유럽의회(EU)가 전현직 의원들이 카타르 등 아랍권 국가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발칵 뒤집혔다.
15일 미국 CNN방송과 유럽언론에 따르면 벨기에 경찰은 지난주말 유럽의회 의원과 직원들이 카타르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4명을 체포했는데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수색 결과 150만 유로(약 20억7600만원)의 현금을 압수했다.
벨기에 경찰은 "유럽 의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패의혹 수사의 하나로 브뤼셀 지역에 있는 혐의자들에 대한 수색에서 가방과 서류봉투 등에 담긴 150만 유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돈다발은 유럽의회 부의장이었다가 최근 기소되면서 해임된 에바 카일리(그리스) 의원과 피에르 안토니오 판체리(이탈리아) 전 유럽의회 의원 등의 자택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카일리는 월드컵 공사장에서의 이주노동자 인권유린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던 카타르를 적극 옹호한 것이 알려져 모종의 검은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일리는 지난 11월 21일 유럽의회에서 "카타르에서의 월드컵 개최는 스포츠 외교가 어떻게 한 국가를 변화시키는 지 아랍세계에 영감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카타르는 노동권의 리더"라고 홍호했다.
카일리는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카타르를 여행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유럽의회 내에서의 뇌물수수, 돈세탁 등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회 일각에서는 이번에 드러난 정도는 사건은 일각이라고 본다. 유럽의 의회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부패가 뿌리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4억명이 넘는 유럽의 거대시장에 대한 접근을 결정하는 정책방향과 관련 결정적 권한을 갖고 있어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