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방위군과 마약카르텔 치열한 시가전... 군인 3명 사망, 18명 부상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 국가방위군이 마약왕 아들 체포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교전이 벌어졌다. (사진 AP=연합뉴스)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 국가방위군이 마약왕 아들 체포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교전이 벌어졌다. (사진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멕시코의  가장 악명높은 마약카르텔 본거지인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 군과 경찰이 '마약왕'의 아들 체포작전에 나섰다가 내전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결국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63.현재 미국서 복역중)의 아들로 마약조직을 이끄는 오비디오 구즈만 로페즈(23)를 체포했지만 교전 과정에서 국가방위군 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6일 영국 BBC방송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방위군과 경찰은 5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의 본거지인 시날로아주의 쿨리아칸에서 지상군에 공군까지 동원, 전격적인 구즈만 로페즈 체포작전에 나섰다.

국가방위군과 경찰은 새벽부터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과 거의 하루종일 각종 화기를 동원해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카르텔 조직원들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상점을 약탈하고, 지역 공항을 공격하기도 했다. 쿨리아칸 도심 곳곳에서는 화염이 치솟고 총성이 난무했다. 

비행기 2대가 총격을 당하면서 시날로아주에 있는 3곳의 공항에서 모두 1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도시 곳곳이 봉쇄되고 교통이동이 차단되면서 주민들은 공포와  불안속에서  하루를  보내야했다. 시날로아주 전역에서 각급 학교들은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보안군 3명이  사망하고, 18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멕시코 마약왕의  아들 구즈만 로페즈...국가방위군에 의해 체포돼 멕시코시티로 옮겨졌다
멕시코 마약왕의  아들 구즈만 로페즈...국가방위군에 의해 체포돼 멕시코시티로 옮겨졌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구즈만 로페즈가 현재 미국서 복역중인 부친을 대신해 악명 높은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군경은 미국 관리들의 지원을 받아 6개월간 감시와 잠복 활동 끝에 구즈만 로페즈를  체포했다.

멕시코 항공사 '아에로 멕시코'는 이날 아침 쿨리아칸공항에서 멕시코시티를 향해 이륙준비를 하던 비행기 동체가 총격을 받았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작전은 다음주 멕시코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멕시코방문을 의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멕시코의 안보와 국경, 마약조직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이번 구즈만 로페즈 체포를 결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는 구즈만 로페즈와 그의 동생 호아킨이 시날로아주에서  약 11곳의  메탐페타민 제조시설을 운영하면서 월 1300~2200kg의 마약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즈만 로페즈는 마약 정보원과 마약 밀매업자, 자신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것을 거부한 멕시코 가수의 살해를 명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현재 미국에서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현재 미국에서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구즈만 로페즈는 지난 2019년 10월 당국에 체포됐으나 카르텔 조직원들의 반발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끊이질 않자 추가 불상사를 우려한 로페즈 오브라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석방됐다.

미국은 작년 12월 구즈만 로페즈와 형제들을 체포하거나 유죄판결로 이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대 500만달러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마약의 대부인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은 지난 2015년 체포된 뒤 2017년 미국으로 송환돼 2019년 마약밀매와 자금세탁 등 10건의 혐의로 종신형과 함께 자산 126억달러의 몰수를 선고받고 콜로라도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그의 부인인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2)도 마약카르텔을 돕고, 마약유통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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