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그라비티 등 P2W 배제 시도
해외 개발작 이미 패스제도 안정화
장기성장위한 시도, 게이머 긍정 평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패스시스템과 카트 구매 등으로만 매출을 창출하려 한다. 사진=넥슨 제공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패스시스템과 카트 구매 등으로만 매출을 창출하려 한다. 사진=넥슨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뽑기 사업모델(BM)과 결별을 준비한다.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보다 한발 앞서 시장 체질을 개선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 신작 중에는 페이투윈(P2W) 모델을 배제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 뽑기 시스템 대신 정기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패스 시스템’과 이용자간 거래에 필요한 수수료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식이다.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패스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은 게임 출시 이전부터 P2W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유료로 판매 중인 요소는 시즌 패스, 카트 바디 뿐이다. 모두 게임 내 성능과는 무관한 요소다.

게이머들의 컨트롤에 중점을 두고 꾸미기 요소에서만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산이다. 일일 이용자가 20만명까지 치솟는 성적을 내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넥슨이 현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보고 패스시스템을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는 P2W 과금요소를 배제하면서도 국내 매출순위 20위권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사진=그라비티 제공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는 P2W 과금요소를 배제하면서도 국내 매출순위 20위권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사진=그라비티 제공

그라비티가 서비스 중인 ‘라그나로크X'도 지식재산권(IP)의 인기에 과금 요소를 줄여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5일 출시된 이 게임은 ▲30일 한정 '카프라의 응원' ▲ 퀘스트 진척도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배틀패스' ▲게임 경매 참여 시 필요한 유료 재화 등만 유료로 제공 중이다. 뽑기 요소는 배제됐다.

게임 매출 순위는 IP의 인기에 힘입어 20위 권에 들고 있다. 대규모 ’현질‘이 필요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트라이더와 달리 역할수행게임(RPG)장르에서는 캐릭터 강화에서 확률형 뽑기를 적용할 여지가 많다”며 “이러한 요소를 배제했는데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셈”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P2W요소를 배제하는 실험이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미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는 게임들은 P2W요소가 사실상 배제된지 오래다. 일정수 이상 뽑기를 시행하면 확정적으로 아이템을 주는 ’천장 시스템‘은 이미 국내 게임에서도 자리잡았다.

게이머들은 확률형 뽑기 자체를 없애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낸다. 하나의 재미요소라는 주장이다. 인터넷방송인들 중에는 게임 현질을 통한 뽑기를 콘텐츠로 내세우는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뽑기 시스템은 하나의 재미요소가 됐다”며 “소위 말하는 ’독성 요소‘를 배제한다면 게임사도 게이머도 뽑기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으며 절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트렌드가 RPG에서 다양한 분야로 확대 중이고 여기에는 패스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BM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BM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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