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박성필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충격과 후속 조치를 주시하며 혼조세로 출발한 국내증시가 하락세로 바뀌었다. 코스피지수는 ‘팔자’에 나선 개인과 외국인투자자의 영향에 약세를 보이고, 코스닥지수도 개인과 기관의 매도로 하락세를 나타낸다.
13일 오전 9시3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28%(0.39%) 내린 2385.31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5.86포인트(0.24%) 오른 2400.45로 개장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더니 약세로 전환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2345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992억원, 29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0.91%), 삼성전자(0.67%), LG화학(0.28%), SK하이닉스(0.24%)는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NAVER(-1.25%), 삼성SDI(-0.81%), 삼성바이오로직스(-0.64%), POSCO홀딩스(-0.47%), 현대차(-0.46%)는 하락했다. 기아 주가는 전 거래일과 동일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SVB 파이낸셜의 주가 폭락 사태에 뒤따르는 은행주로의 전이 위험을 주시했다. SVB는 미국 내 16번째로 큰 은행으로 SVB의 이번 파산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규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최대 규모다.
또한 이날 미국 뉴욕주 금융 규제 당국은 시그니처뱅크의 파산을 선고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 은행의 자산 총액은 약 1013억6000만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총 885억9000만달러다.
SVB 파산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도 파산하자 미 금융당국은 대출 기관 붕괴에 따른 광범위한 재정적 여파를 막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시스템적 위험에 대한 예외가 SVB에 적용됐다. 유사한 예외가 시그니처 은행에도 적용됐다”며 예금자 전액 보상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SVB와 시그니처의 예금 유출을 제한하고 파급효과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다만 예금 보호와는 달리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주주와 특정 무담보 채권 보유자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1.95포인트(-1.52%) 떨어진 776.65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이날 4.58포인트(0.58%) 내린 784.02에서 출발했다.
투자 주체별로 살펴보면 이 시각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6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389억원, 1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6.00%), HLB(3.14%), 에코프로비엠(1.81%), 펄어비스(0.49%)는 상승했고, 에스엠(-17.46%), 셀트리온제약(-3.05%), 셀트리온헬스케어(-1.77%), 엘앤에프(-0.64%), 카카오게임즈(-0.12%)는 하락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전장과 같았다.
한편 이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1.9원 떨어진 1312.30원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