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변조 심리조장, 화폐 신뢰성 저하 우려
저작권 관련 "현재 법적 대응 계획은 없다"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10원 주화 도안을 본뜬 경주 명물 ‘십원빵’ 제조업체가 디자인 변경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은행이 화폐 도안 도용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은 보도자료를 내고 “영리목적으로 화폐도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십원빵 제조업체와 적법한 범위로 디자인 변경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5월 십원빵 제조업체들에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영리목적의 무분별한 화폐 도안 오남용이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화폐 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제조업체들에 지속적으로 도안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설비 투자비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한은은 “현재 법적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십원빵은 1996년부터 발행된 10원 주화를 본뜬 식품이다. 2019년 경주에서 한 제조업체가 가게를 차리며 판매가 시작됐다. 일부 업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십원빵 가게를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은이 화폐도안 사용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경남 통영의 백원빵과 서울 신사동 오백원빵 등도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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